대구여성회, 성매매 실태조사

“지난해 대구지역의 성매매실태조사를 위해 현장을 갔을 때 업소가 하도 많아 놀랐다. 돈만 있으면 온갖 형태의 성적서비스를 해주는 곳에서 벌거벗은 채 성적유희에 빠진 이 시대 남성들에게 처음엔 화가 나고 분노가 치밀었지만, 의문이 들었다. 그 곳에서 그들은 즐거운가, 행복한가, 무엇을 구하려 하는가였다”.

대구여성회는 2일 ‘이중 성문화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대구지역 남성들의 성의식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정박은자 인권부장은 성의식 조사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조사는 대구여성회 성과인권위원회 성교육강사모임이 했는데, 기혼남성 11명과 비혼남성 1명을 심층면접한 것과 200여부의 ‘남성 성문화 조사를 위한 기초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내용들이다.

성지식 = 성지식을 습득한 경로에 대한 질문에서 ‘친구나 선배의 이야기’가 46.9%로 가장 많았고 ‘소설이나 잡지’ 25.3%, ‘음란서적·만화·포르노’ 22.8%로 나타났다. 이밖에 ‘자연적으로’, ‘직접체험’, ‘본능적으로’ 등 주로 스스로 터득했다는 답이 많았다.

결혼 전의 성경험에 대해서는 ‘혼전에 경험이 있다’가 82.7%로 첫 상대자는 ‘애인이나 친구’가 53.0%‘, ‘유흥업소 종사자나 성매매 여성’ 24.6%, 현재의 배우자 11.9%였다. 혼전 성경험의 일반화는 상대자의 수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1명 또는 2∼4명의 비교적 적은 수의 상대와 경험한 사람이 전체 64.2%이고 5명 이상 경험한 사람 또한 35.8%였으며 심지어 99명이라고 답한 사람 또한 3명이나 있었다.

혼외정사 =‘부부간의 성’에 대해 부부간 성관계는 ‘주로 남편이 리드’가 74.7%로 나타났다. 혼외성관계를 허용적으로 보는 답은 68.5%, 기타 11개의 답변이 1명을 제외하고 모두 혼외성관계를 있을 수 있는 일로 답했다.

‘남성의 혼외성관계를 허용하는 이유’로는 결혼생활과 가정에 영향만 주지 않는다면 문제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남성은 결혼과 상관없이 자유로운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기존 우리사회 성문화를 그대로 내면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타응답에는 ‘서로에게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아내에 대한 배신은 아니다’, ‘사랑의 감정은 혼외 관계를 통해 표현할 수 있다’,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술자리에서는 원칙이 깨진다’, ‘부득이한 경우 가정이나 가족에 피해가 없어야 한다’ 등이다.

혼외성경험에 대해서는 51.2%가 경험이 있다고 답하였고 혼외 성관계에 대한 견해에서도 허용적인 경우가 68%로 조사되었다. 혼외 성관계 또한 일반적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대구지역 기혼 남성 2명 중 한 명은 혼외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혼외경험을 하는 남성들 중 84.4%는 2명 이상의 여성들과 관계했다고 답했다. 또 10명 이상이라고 답한 경우도 22.9%로 나타나 혼외성경험자 대부분이 여러 명의 상대자와 경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혼외경험 상대는 ‘성매매나 유흥업소 종사자’ 와 ‘우연히 알게 된 여성’, ‘과거에 교제하던 여성’, ‘직장이나 거래처 근무여성’ 순으로 나타났다.

성매매 = 성매매에 대한 견해는 ‘합법화하고 묵인해야 한다’는 의견이 61.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기타와 무응답자들의 성향을 다른 답변내용과 연관지어 볼 때 이들도 역시 묵인이나 어쩔 수 없는 일로 인정하고 있어 성매매에 대한 허용적 입장은 아직까지 남성들에게 절대적인 것으로 보인다. 성매매를 경험한 남성은 횟수에 있어서도 2번 이상이 91.1%이다. 이 중 5회 이상도 54%였다.

‘대구지역의 성의식이 타지역과 비교하여 어떠한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보수적, 배타적, 남성우월적’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전체의 34%로, 응답자 중에서는 59.4%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대구지역이 유교적인 의식에 사로잡혀 권위적이며 억압적이고 폐쇄적이며 자기 자신은 괜찮고 배우자나 애인에게는 엄격하고 보수적인 경향을 보인다고 대답했다.

심권은주 경북주재기자ejskwon@hanmail.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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