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월 고용동향
20대 여성 고용률 1.7%P 하락
2013년 8월 이후 최저치

ⓒ통계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0대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된서리를 맞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외출 자제 풍조와 서비스업 불황, 경기 악화 등 각종 악재가 겹쳐 서비스업종에 비중이 높은 20대 여성이 고용 악화에 시름하고 있다.

12일 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고용률은 56.6%로 전년 대비(57.4%) 0.8%P줄어 2017년 56.3%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년 1개월 연속 고용률이 줄어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40대(-0.5%P) 보다 높은 감소폭이다. 지난달 20대 전체 취업자수도 전년 동월 대비 2만5000명이 줄어 2018년 5월 이후 처음으로 꺾였다.

이번 통계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3~4주간 고용 영향에 지표에 반영된 결과다. 앞서 1월 고용동향은 첫 확진환자가 발생하기 전 1월 20일 이전 자료이기 때문이다. 20대 취업자 수가 줄어든 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숙박음식업과 교육서비스업, 시설관리업 등 고용이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대는 상당수가 숙박, 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에 취업하는데 지난달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영업시간 단축과 외출 자제가 맞물려 아르바이트 등 시간제 일자리로 고용된 음식점이 고용을 줄여 취업에 타격을 받은 탓이다. 더구나 20대는 특히 음식점 등에서 단기성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는데 경기악화와 감염병 확산 등 외부 요인에 취약해 고용시장에서 가장 먼저 내보내는 연령대에 속한다. 이에 따라 20~24세 취업자가 4만9000명 줄었고 고용률이 1.2%P 하락했다.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25~29세 취업자 증가세가 둔화됐다.

10일 오전 건물 콜센터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돼 폐쇄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민이 줄을 서 검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0일 오전 건물 콜센터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돼 폐쇄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민이 줄을 서 검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더 뼈아픈 점은 20대 중 여성이 코로나19로 고용 한파를 상대적으로 크게 맞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0대 여성 취업자 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5만명 줄어 2013년 8월(5만2000명)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20대 여성 고용률이 1.7%P 낮아져 전체 20대 고용률 하락에 방점을 찍었다. 고용 부진을 보인 20대 남성 취업자 수가 지난해 동월 대비 0.2%P 증가한 2만5000명이 늘어난 상황과 대조를 이룬다. 여성이 소규모 사업장인 식당이나 임시,일용직,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면서 인건비를 줄 여건이 안돼 이들을 휴직이나 해고 등으로 내몰거나 채용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가 전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산업별로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음식,숙박업의 경우 지난 몇 달 증가폭이 컸는데 이달 들어서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대 여성들이 남성보다 대체로 일찍 취업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20대 여성만 취업자수와 고용률 하락이 일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20대 여성이 대체로 소규모 사업장이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데 지난달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그만큼 큰 것으로 해석했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이달부터 고용 지표에 반영되는 만큼 다음달 20대 고용이 자영업을 중심으로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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