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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이트 ‘나물이네’.

피자집이 자장면집 만큼 생기기 전에, 이미 이탈리안 피자를 만들려다 중풍 맞은 빈대떡을 만드신 바 있고, 쿠키들이 빵집 한 구석을 채우기 전에, 이미 초콜릿 쿠키를 만들려다 찌그러진 동그랑땡을 만들어본 적 있는 이 몸, 오늘 당신에게 소개해주려는 것은 인터넷에서 가볼 만한 요리 사이트다.

아주 가끔씩 날 잡아, 폼 나는 앞치마 두르고 심오하게 무게를 재가며 이름도 외우기 힘들게 발음이 꼬부라지는 야채를 다듬고(대표 선수 브로컬리) 이탈리아에서 날아온 향료로 맛을 내는 건 기쁨이지만, 매일매일 된장 고추장과 싸우는 것은 고문이다. 이탈리아 요리에 들어가는 향료는 묻으면 향수가 되지만, 김칫국물이나 생선비린내는 악취다. 또 가끔 하는 요리는 예술이고 칭찬이지만, 매일 하는 요리는 일이고 ‘웬수’다.

기회의 여신이 뒷머리가 없다나 뭐라나지만(그래서 지나가면 잡을 수 없다), 이 요리의 여신에게도 뒷머리가 없다. 할 때야 즐거울지라도, 하고 나면, “으윽!”이다. 맛난 요리를 먹고 꺼억 트림 한 번 때려주고 볼록 나온 이쁜 배를 살살 쓰다듬어주는데, 저기 저 싱크대에 널브러진 생선 대가리나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파뿌리나 양파껍질, 혹은 하얀색 럭셔리한 앞치마에 어느새 들러붙은 이 얼룩무늬의 정체는 뭐냐? 거기다 먹고 나서 황송함에 눈물을 흘리며 극구 황홀한 요리를 칭찬하다가 벌떡 일어나서 로열밀크티를 타다 바치고, 알아서 남은 뒤치다꺼리를 말끔히 하기는커녕, 먹고 나선 그 즉시 벌렁 소파에 드러누워 리모콘을 손에서 놓지 않는 남자와 함께 살면, 그 날로 요리의 즐거움과는 “안녕~”이다. 같이 굶어죽을지언정 그 꼴은 못 본단 투쟁심리에 불타느라 바쁜데 무슨 요리? 부글부글 끓는 건 맛있는 찌개도 스튜도 아닌, 화딱지 덕지덕지 붙은 속내다. 아무튼 요리는 즐겁고도 불온한 거시기다.

그만 닥치고 사이트나 말하라고? 쿨럭. 알았다. 그 사이트는 www.namool.com이다. 일명 ‘나물이네’. 이름부터 요리스런 냄새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이 홈페이지의 주목적은 분명 요리다. 갖가지 요리에 얽힌 이야기가 난무하고 요리법 레시피가 난무하는데, 어쩔시구리, 만든 작자가 남자다. 그것도 직업 요리사도 뭣도 아니다.

자기 소개에 따르면 대학 때 미술이 전공이었고 웹디자인과 뭐시깽이를 할 줄 알며, 요리나 사진 찍기가 취미란 인물이다. 나이? 스물아홉 이후로 잊어버렸다니 서른 얼마쯤 됐으리라 추측할 뿐이다. 그리하여 요리를 하는 건지, 사진을 찍기 위해 요리를 하는 건지, 아무튼 요리 전 과정을 사진으로 찍었다. (시간 참 많이 걸리겠다) 솔직히 보고 감탄만 했지, 그가 제시한 요리 비법을 아직 따라하지 아니한 바, 맛은 모르겠다. 다만 줄줄이 달린 리플들이 하도 감탄을 해대니 맛있겠지. 그런데 실감 하난 끝내주게 난다. 거기다 한때는 게장까지 만들어 팔았다. 이야. 이 남자와 결혼하는 여자는 좋겠다. 설마, 자기가 저렇게 잘하면서 요리는 역시 아줌마 손맛이야, 이러며 마누라만 시켜먹진 않겠지? 물론 그거야 모르겠지만. 듣자니 자취한 남자들이 하던 가락이 있어서 결혼하면 잘 할 것 같지만, 도리어 그 동안 지긋지긋하게 했다며 결혼한 후 나 몰라라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려 드는 반동으로 변하는 바람에 그거보고 결혼한 여자가 미쳤다는 전설이 고고히 전해지는 이 마당에.

아무튼 혹시나 요리를 하겠다고 요상한 맘을 먹은 당신에게 구경거리는 충분하다. 소개하느라 들렀더니 배가 요동을 친다. 떡 본 김에 떡 먹는다고, 쫄면이나 시켜먹어야겠기에 이만 총총총.

조은미 기자coo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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