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스타인 끝까지 성폭력 혐의 부인
리즈 위더스푼 “오늘은 역사적인 날”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미국의 저명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이 24일(현지시간) 뉴욕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사진은 법정구속되는 와인스틴의 모습을 그린 그림. ⓒ [뉴욕=AP/뉴시스]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미국의 저명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이 24일(현지시간) 뉴욕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사진은 법정구속되는 와인스틴의 모습을 그린 그림. ⓒ [뉴욕=AP/뉴시스]

 

할리우드 '미투' 사태를 촉발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68)에게 23년형이 선고됐다. 와인스타인의 나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종신형이다. 

뉴욕 1심 법원은 11일(현지 시간) 선고 공판에서 와인스타인의 형량을 23년형으로 확정했는데 1급 성폭행 혐의로 20년형, 3급 강간 혐의로 3년 형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지난 2월 24일 배심원단은 와인스타인의 3건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2006년 TV 프로덕션 보조원인 미리엄 헤일리, 2013년 배우 지망생이었던 제시카 만 등 2명에 대한 성폭행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검찰은 와인스타인에게 29년형을 구형했다. 

검찰 구형보다는 낮아졌지만 와인스타인의 건강과 나이를 감안했을 때 23년형은 사실상 종신형이나 다름없다. 와인스타인의 변호인들은 그에게 5년형을 선고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와인스타인은 영화사 미라맥스의 설립자이자 와인스타인 컴퍼니의 회장으로 '펄프픽션', '굿 윌 헌팅', '셰익스피어 인 러브', '킬빌' '시카고'등 을 제작한 할리우드의 거물 제작자다. 하지만 와인스타인의 성폭행과 성추행 행적이 2017년 10월 뉴욕타임스의 보도 이후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미 투 운동을 통해 30년간 자행된 그의 성범죄 피해자 수가 무려 100여 명에 달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몰고 왔다.

CNN에 따르면 판결이 내려지기 전 와인스타인은 법정 연설에서 "이 상황에 대해 정말 후회스럽다"며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정말로 신경 쓰고 노력하며 시간을 보낼 것이다”라고 말하는 등 반성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성폭력 혐의에 대해서는 부정하며 그들과의 관계는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시카 만과는 5년 동안 합의에 의해서 그런 관계를 계속 유지했다”고 말했다. 

와인스타인은 판결이 내려지자 지금 상황이 ‘끔찍하고(Terrible)’ 하고 ‘혼란스럽다(confused)’라고 대답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또 자신을 1950년대 매카시즘의 광풍에 희생된 공산주의자와 비교하기도 했다. 자신의 처지가 마치 공산당에 가입한 후 수감되어 블랙 리스트에 오른 시나리오 작가 달튼 트럼보(Dalton Trumbo)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와인스타인의 변호인도 역시 “판사들이 미투 운동의 압력에 굴복했다. 비겁하다”면서 항소할 방침을 밝혔다.

피해자 진술 중에서는 미리암 헤일리가 와인스타인에게 폭행당한 것을 증언하며 “나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주었다”며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형량이 선고된 이후 와인스타인은 멍한 표정으로 법정을 빠져나갔으며 원고인을 포함한 피해자들은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CNN은 보도했다.

판결이 끝난 후 검사인 밴스 주니어는 버크 판사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며 와인스타인을 감옥에 보낸 여성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여성들은 침묵하기를 거부했고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며 "여성들의 말은 포식자를 잡아 감옥에 가두게 했고 전 세계의 성폭력 생존자들에게 희망을 주었다”고 말했다.

배우 미라 소르비노는 하비 와인스타인의 23년형 소식을 전하며 “너무 기뻐서 말 그대로 눈물이 났고 사법부가 피해자를 대신해 준 것에 감사드린다”라는 글을 SNS에 남겼다. 배우 리즈 위더스푼도 “오늘은 너무 역사적인 날”이라며 “그의 성폭력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여성들과 남성들에게 감사한다”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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