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 콜센터·대구 한마음아파트
여성 집단감염 사례
노동안전보건 문제 겪는
여성의 노동 및 주거환경이 문제

10일 오전 건물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돼 건물을 폐쇄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입구에 설치되어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0일 오전 건물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돼 건물을 폐쇄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입구에 설치되어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9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에 위치한 구로구 콜센터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첫날 15명으로 집계됐던 확진자는 11일 근무자들의 가족까지 포함하자 90명까지 늘어났다. 첫날 확진판정을 받은 15명 중 실제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12명이었으며 11명이 여성이었다. 

코로나19가 1월 처음 발생하고서 두 달여가 흘렀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7755명이며 여성은 4808명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시간이 갈수록 여성 확진자 수가 늘어가며 건강마저도 성별에 따라 불평등한 사회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콜센터지부는 11일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콜센터 근무환경 자체가 집단감염을 예고한다”고 지적했다. 120cm의 좁은 공간에서 많게는 수백명이 모여 마스크를 쓰지 못한 채 일하는 환경이 감염병을 빠르게 확산시킨다는 주장이다. 신명숙 서울시 다산콜센터 지부장은 “민간 콜센터의 경우 아파도 유급으로 병가를 처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집단감염이 발생한 콜센터의 첫 번째 확진자가 병가를 무급으로 처리해 아파도 출근했을 거라고 비판했다. 이승윤 이화여대 교수에 따르면 2016년 기준 7만5765명이 콜센터에 근무하고 있으며 77.6%에 해당하는 77.6%가 여성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다수의 타인과 대면해야 하는 서비스직종 종사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경고했다.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전체 20개의 직종에서 여성 집중 직종은 5개로 △이미용·예식 및 의료보조서비스직(88.4%) △보건사회복지 및 종교관련직(81.2%) △방문·노점 및 통신 판매 관련직(79.9%) △상담통계안내 및 기타사무직(74.2%) △가사·음식 및 판매관련 단순노무직(71.4%)으로 나타났다.(2019,‘여성 노동자의 노동환경은 안전한가?’) 민주노총은 여성들이 많이 종사하고 있는 서비스 노동은 법제도적으로 보장받지 못하며, 여성 집중의 서비스 산업·직종에서 나타나는 노동안전보건 문제가 관련 법률에서 배제되거나 주변화된다고 지적한다. 

2월19일 최초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11일 현재까지 총 46명의 확진자가 나와 집단 격리(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던 대구 한마음아파트의 거주자들은 전원 여성이다. 대구 한마음아파트는 여성근로자임대아파트로 대구시가 저소득 여성 노동자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자립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직접 운영하는 곳이다. 35세 이하의 비혼 여성만 거주할 수 있으며 안전을 위해 남성은 출입 불가능하다. 2인이 36.36m2(약 11평)의 공간을 공유하며 월 5만4000원에서 2만2000원의 월세를 낸다. 보증금은 월세 4개월분이다. 

2014년 구로구 여성근로임대아파트 입주민을 지원했던 최창우 집걱정없는세상 대표는 대구 한마음아파트의 집단 감염 사례는 “여성의 경제적 빈곤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여성전용 임대아파트는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상태의 여성 노동자들이 입소하게 되는데,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며 “일부에서 거주민의 상당수가 신천지 교인인 것을 들어 집단 감염의 문제를 신흥종교 탓으로 돌리고자 하지만 그것은 본질이 아니다. 열악한 상황에 처한 여성 노동자에 제대로 된 지원과 주거 대안을 내놓지 않는 사회가 집단감염의 원인이다”라고 지적했다. 

키워드
#코로나19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