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콜센터 집단 감염 왜? “고객과 대화 위해 마스크 벗을 수 밖에…”
구로콜센터 집단 감염 왜? “고객과 대화 위해 마스크 벗을 수 밖에…”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0.03.10 19:40
  • 수정 2020-03-10 1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 콜센터 상담원 30만명
종사자 대다수 여성, 비정규직
좁은 공간서 수백명 밀집근무
10일 오전 건물 콜센터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돼 폐쇄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민이 줄을 서 검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0일 오전 건물 콜센터 근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돼 폐쇄된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민이 줄을 서 검사를 받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서울시 구로구 한 보험회사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콜센터 사업장이 집단감염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밀집해 근무하는 대부분의 콜센터가 코로나19에 “무방비” 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구로구 코리아빌딩 콜센터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가 현재까지 64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에서만 콜센터 직원과 직원 가족 등 최소 40명이 감염됐으며 인천 거주 확진자가 13명, 경기도 거주민이 11명이다.

콜센터가 있는 빌딩은 지하 6층, 지상 19층 규모로 확진자가 발생한 콜센터는 11층에 있다. 7~9층에도 다른 콜센터가 있으며 여기에서 약 550명이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와 구로구는 전날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자 1~12층 영업시설과 사무실을 전면 폐쇄하고 나머지 13∼19층은 거주 주민에게 자가 격리를 안내했다. 11층 콜센터 직원 207명은 전원 자가격리와 검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콜센터가 집단감염 취약장소로 떠오르면서 시내 전체 콜센터를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 콜센터는 수십명이 1m가 채 되지 않는 좁은 칸막이 사이에 앉아 종일 전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질병관리본부 1339콜센터에서 상담원들이 상담업무를 보는 모습. 콜센터 상담원은 고객과 정확하게 대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2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질병관리본부 1339콜센터에서 상담원들이 상담업무를 보는 모습. 콜센터 상담원은 고객과 정확하게 대화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콜센터지부(콜센터노조)는 10일 성명서를 통해 “콜센터노동자들의 근무 특성상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100명 이상이 밀집된 공간에서 쉼 없이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거리두기’가 불가능하다”며 “장비가 설치돼야 해 재택근무도 여의치 않고, 고객과의 정확한 대화를 위해서는 마스크를 쓰고 일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콜센터노조에 따르면 콜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전국적으로 약 30만명으로 추산된다. 또한 대부분 회사는 콜센터 업무를 외주업체에 맡기고 있어 원청회사 소속이 아니다. 상담사 대부분은 여성이며 비정규직으로 저임금과 불안한 고용에 시달린다. 노조는 원청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 콜센터 업체는 노동자들의 건강권에 무관심하다고 주장했다.

콜센터노조는 “원청사는 싼 단가에 콜센터 업체에 넘기면 되기 때문에 콜센터 노동자들의 건강과 근무환경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며 “콜센터업체는 업무에 차질을 주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노동자의 건강을 위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자고 일어났는데 몸이 이상하다고 하더라도 당일 연차신청이 허용되지 않으니 일단 출근했다가 심해지면 조퇴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당일 연차는 감점사유로 인센티브에 반영된다”며 “이번에 집단 감염된 구로의 직원도 오후 4시에 이상을 느꼈는데도 6시까지 일을 하고 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나마 공공기관의 콜센터는 선제적인 대책이 나오지도 하지만 민간기업의 콜센터는 그야말로 사각지대”라고 덧붙였다.

콜센터노조는 △모든 콜센터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매일 방역을 실시할 것 △덴탈 마스크 지급 및 개인세정제 지급 등 콜센터 노동자의 건강권, 격리조치로 발생하는 추가 임금부담 등을 원청사가 책임질 것 △콜센터 업체는 책상, 키보드, 휴대폰 소독을 위한 알코올 솜을 매일 지급할 것 △콜센터 업체는 노동자가 몸의 이상 신호를 호소할 경우 즉각 자가격리할 수 있게 하고 휴업수당을 지급할 것 등을 요구했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인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50 (3가 222번지) 골든브릿지빌딩 1층, 9층
  • 대표전화 : 02-318-93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신준철
  • 제호 : (주)여성신문사
  • 사업자등록번호 : 214-81-03304
  • 대표이사 : 김효선
  • 발행·편집인 : 김효선
  • 여성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wome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