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방송 보도

BBC.COM 캡처
BBC.COM 캡처

 

전 세계적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아시아 여성은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영국 BBC 방송이 8일(런던 현지시간) 보도했다.

BBC 방송은 “위기는 항상 성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유엔 여성의 마리아 홀츠버그 아시아태평양 특보의 발언과 함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겪는 아시아 여성들의 모습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한국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성모씨 사례를 소개하며, 어린이집과 학교 개학 연기로 여성들의 육아 부담이 가중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은 여느 아시아국가와 마찬가지로 육아와 가사 부담의 여성 쏠림이 심한 나라여서 개학 연기 조처가 여성들에게 큰 압박이며, 일부 여성들은 우울감을 호소한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성씨는 “육아 때문에 회사에 가지 못하면 월급이 깍이거나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며 ”회사가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는 않지만 육아에 신경을 쓰면 일에 대한 경쟁심이 부족하다고 본다. 따라서 일하는 여성들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BBC는 다른 아시아 국가 여성들도 성씨처럼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육아 부담 때문에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직장 여성들은 회사일도 바쁘기 때문에 집안 일에만 매달릴 수도 없고 남편들에게도 짐을 떠넘길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일본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육아에 대한 여러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지만 그 실효성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는 중국에서의 가정폭력 증가를 꼽았다. 중국 인권운동가들은 봉쇄령과 자가 격리가 광범위하게 시행된 중국에서는 코로나19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정폭력을 호소하는 여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가정폭력에 반대한다는 뜻의 해시태그인 #AntiDomesticViolenceDuringEpidemic #疫期反家暴가 확산되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뛰는 여성 의료진들이 겪는 고통도 문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의료와 복지 관련 종사자의 70%가 여성이다. BBC는 중국 언론이 간호사 등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에 선 여성 의료진들을 고결하며 전사 같다며 찬양하고 있지만 그들에 대한 대우는 열악하다고 꼬집었다. 하루 10시간을 근무하느라 화장실을 가지 못하거나 식사와 수면을 하지 못하는 의료인들도 많은 상태다. 후베이성에서 일하는 여성의 의료진들의 여성용품이 충분히 지급되지 않았으며 특히 생리대가 부족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권 돌봄 노동자들은 코로나19 확산에 감염 우려와 함께 고용 불안까지 겪고 있다. 홍콩에서 일하는 가사도우미 등 돌봄 노동자들은 대부분 인도네시아나 필리핀 출신이다. 이 여성들은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자신의 일자리에 대한 불안뿐 아니라 마스크와 손세정제 같은 의료용품도 확보하지 못하는 등 권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

경기침체 속 여성 해고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과 각국 정부는 2009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가장 성장세가 둔화할 거라고 전망하고 있다. 크리스티나 매그스 런던대학교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발발이 여행과 생산 소비에 무시무시한 영향을 미쳐 많은 분야에서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많은 여성들이 서비스와 소매업종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 분야의 경기침체는 특히 저임금 여성노동자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중국에서 이주여성들은 노동계약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해고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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