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사투 벌이는 여성들
코로나19와 사투 벌이는 여성들
  • 김서현 기자
  • 승인 2020.03.05 07:20
  • 수정 2020-03-04 2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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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연기에 워킹맘 비상
긴급돌봄 교실은 오후5시까지
비정규직·계약직 청년·여성
무기한 무급휴가 이어져
“그래도 화이팅”3일 오전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두 여성 의료진이 근무 교대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지역 거점 병원인 이곳 의료진 모두 경무를 치르고 있다. 장시간 보호구를 썼을 때 얼굴에 상처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반창고를 붙였다.                           ⓒ뉴시스
“그래도 화이팅”3일 오전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두 여성 의료진이 근무 교대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지역 거점 병원인 이곳 의료진 모두 격무를 치르고 있다. 장시간 보호구를 썼을 때 얼굴에 상처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반창고를 붙였다. ⓒ뉴시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거점 병원으로 지정된 대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간호사의 얼굴에는 방역용(N95) 마스크와 고글을 장시간 눌러써 깊은 주름과 상처가 패여있었다. 밀려드는 환자들로 쉴 틈이 없어 장례식장에서 쪽잠을 자고 떡과 음료수로 끼니를 때우는 모습은 상황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50여일째, 돌봄 공백과 대안 없는 고강도 노동, 고용 불안에 특히 열악한 노동 환경 속 여성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총 5328명이며 사망자는 32명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되자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일 “개학을 추가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학교는 23일 개학한다. 더불어 학원도 휴원을 권고할 방침이다. 개학 연기 기간 동안 교육부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긴급돌봄 교실을 연다. 긴급돌봄은 오전 9시부터 오후5시까지를 기본으로 제공할 예정이며 교육 당국은 3일부터 긴급돌봄 추가 수요조사를 실시한다. 전체 유치원 원아의 11.6%, 초등생의 1.8%가 신청한 셈이다. 아울러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 교육부 등은 가족 돌봄이 가능하도록 유연근무제 지원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교육부의 긴급돌봄 교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9세 아들을 양육 중인 직장인 장미라(36)씨는 교육부의 긴급돌봄 교실을 신청하라는 연락을 받았었지만 신청하지 않았다. 출퇴근시간이 긴급돌봄 교실에 맞지 않았다. 장씨는 “일할 때 장비가 필요한 일을 하고 있어 재택근무는 없을 거라 예상한다”이라며 “긴급돌봄 교실이 필요는 하지만 실질적 도움은 안 된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태권도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함수지(32)씨는 “휴원 이후 학원을 열지 않으면 아이들이 갈 곳이 없다며 열어달라고 연락 오는 보호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함씨의 태권도 학원은 2월 중 8일만 열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3일 성명서를 통해 “유연근무제나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대다수 노동자들에게 학교 내 긴급돌봄은 무용지물”이라며 “학교 내 긴급돌봄의 운영시간은 17시가 아닌 19시까지 연장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긴급돌봄을 떠맡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도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학교에서 돌봄 노동자들은 긴급돌봄으로 지쳐가고 있다”며 정규 교직원에게는 출근 대신 하는 자가 연수 등이 유급으로 인정되지만 학교 비정규직에는 그렇지 못 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에 맞서는 의료 인력들도 대책 없는 고강도 노동에 내몰려있다. 전신 방호복을 입고 수십명에 이르는 환자와 확진자들을 만나야 하는 간호사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서울의료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이모(32)씨는 “평소에도 간호인력은 항상 부족했었다”며 “전담병원이라고 특별수당은 없다. 바라고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희생과 노력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호사 김모(39)씨는 아예 두 자녀를 시가에 보냈다. 남편도 의료인으로서 일선 현장에서 며칠 째 집에 오지 않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김씨는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아이를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다른 간호사들 중 나보다 상황이 나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며 상대적으로 비정규직·계약직 등이 많은 청년들과 중장년 여성들은 생계의 어려움도 호소하고 있다. 입시 학원 강사인 A(27)씨는 3월부터 무기한 무급휴가에 들어갔다. A씨는 “무기한 무급휴가라서 그냥 관두면 실업급여도 못 받는 상황인데 아르바이트 자리도 없다. 다른 강사들보다 내가 어리기 때문에 나더러 자원하라는 데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중장년층 여성들이 대부분 종사하는 조리사 등의 직업군도 학교 개학연기와 기업의 재택근무 등으로 수당 없이 쉬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4일 국무회의에서 총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을 심의, 의결했다. 예산안은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으로 이름 붙여졌다. 방역체계 보강·고도화 사업에 2조3000억원,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회복 지원 2조4000억원, 코로나19 조기 극복을 위한 민생·고용안정 지원에 3조원, 지역경제 회복 지원 8000억원씩 투입된다. 세금 면제나 현금 증정 등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체감 되는 혜택은 없을 예정이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 예산 2조4000억원 중 1조6000억원이 대출자금 한도 증액을 위한 금융기관 자본 보강 등 간접 지원형태로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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