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을 재·보궐선거 고배 후 지역활동 집중
"결혼 안 하냐"는 지겨운 질문 받지만 "정치가 먼저"
'홍준표 키즈'라는 말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래통합당 배현진 송파을 후보.  ⓒ뉴시스·여성신문<br>
미래통합당 배현진 송파을 후보.  ⓒ뉴시스·여성신문

"최재성 의원은 긴장하셔야 한다. 2년간 최선을 다했다. 국민의 마음을 대변하는 정치인이 되겠다. 생색내기 정치가 아니라 주민들의 곁에서 귀를 기울이고 실질적이 성과를 내는 정치를 하고 싶다."

배현진 미래통합당 서울시당 송파을 당협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서울 송파을 후보로 단수공천을 받아 출마하면서 각오를 밝혔다.

배현진 후보는 지난 2018년 재·보궐 선거에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로 송파을에 출마한 이후, 2년만에 총선에서 4선 중진인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서울 송파을)과 다시 붙을 예정이다. 그는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득표율 29.6%, 32,126표를 받아 최재성 의원(득표율 54.41%, 58,958표)에게 표차로 낙선했다.

배 후보는 "낙선 이후 2년간 송파을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지역주민들을 많이 만났다. 아나운서, 앵커라는 화려한 모습의 배현진이 아니라 이웃이고 딸 같은 친근한 모습에 주민들이 마음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MBC 앵커 출신인 배 후보에게 남성 중심의 언론계와 정치계 중 어떤 곳이 더 힘든지 물었다.

배 후보는 "전혀 다른 분야다. 언론계에서는 혼자서 끊임없이 자기계발 해야 한다. 정치계에 들어오니 협력할 일이 많았다. 결혼을 하지 않았고 30대 여성은 저를 통상 어리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결혼 안 하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진심은 통한다. 열심히 뛰니까 달리 봐주신다. 저의 우선순위는 결혼이 아니라 국민을 대변할 자격을 갖춘 정치인이 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배 후보는 "우리 사회에는 그 벽을 뚫고 나아가는 여성들이 많다. 저도 사회 생활을 하면서 여성이라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주변의 시선과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여성들이 눈앞의 위기와 고난이 닥쳤을 때 지혜롭게 잘 헤쳐나갔으면 한다. 저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배 후보는 여성 정책과 관련해 지역 주민들이 고민하는 보육·교육 정책, 안전 문제에 관심이 많다.

그는 "조국 사태 논란이 컸다. 어떻게 하면 공정한 방법으로 자녀를 잘 키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지역 학부모들과 연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며 "또 송파구에는 빌라나 단독주택이 많아 밤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다. 안전은 여성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사회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배 후보가 재·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 후보자로 출마했던 2018년 6·13 지방선거는 페미니즘 이슈가 화제가 됐다. 이번 총선에서는 페미니스트 정치인이라고 말하는 후보자들도 늘었다. 스스로 페미니스트로 정체화 하고 있는지 물었다.

배 후보는 "저를 딱히 어떻게 단정 짓지는 않고 있다. 페미니즘은 여성들이 잘 사는 방향에 대한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제가 공부가 필요하다. 여성 문제를 많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 상관 없이 여성 공천 비율을 늘려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저도 당 내에서 여성 후보 공천율 30%를 지켜야 한하는 서명에 동참했다"며 "산술적인 수치가 아니라 누가 봐도 여성 후보에게 공천해줄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그러려면 저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 입증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홍준표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배현진 전 아나운서.
 홍준표 전 대표와 배현진 전 아나운서.

배 후보는 '홍준표 키즈'라고도 불렸다. 그는 재·보궐 선거 이후 지난 2018년 12월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제작자로 나선다"며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유튜브 채널인 'TV홍카콜라'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배 후보는 "유튜브 제작자로 참여하게 된 까닭은 어떻게 방송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도움을 요청해서 힘을 보탠 것이다"며 "언론에서 '홍준표 키즈'라고 많이 불린다. 홍준표 전 대표 당시에 인재영입 돼서 그런 것 같다. 저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유명인사의 이름을 뛰어넘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앞으로 제 과제다"고 말했다.

배 후보는 지난 2008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MBC 5시 뉴스와 주말 MBC 뉴스데스크 앵커를 거쳐, MBC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았다. 그는 지난 2012년 MBC파업에 참여했다가 언론노조를 탈퇴하고 103일 만에 뉴스데스크 앵커로 복귀한 바 있다.

배 후보는 지난 2018년 3월 MBC 퇴사 이후 곧바로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그해 6월 치러진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후보로 출마하면서 정치에 발을 들였다.

배 후보는 현재 미래통합당 서울시당 송파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2020년 총선 공약개발당 청년공감 레트팀 팀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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