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샐러드·도시락 같은 유통기한 짧은 조리식품들
소비자가 선결제 후 수령
세븐일레븐·롯데백화점 등 시행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은  유통기한 임박상품 거래 플랫폼 ‘라스트 오더’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미로와 제휴해 앱을 통해 백화점 푸드코트 상품을 판매를 시작했다. 고객은 밀컵을 라스트오더 화면에서 50%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라스트오더

 

유통기한이 아주 짧은 조리식품을 마감할인판매 방식으로 구매할 수 있는 ‘라스트오더’ 앱이 2030 직장인들 사이에서 새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이 앱에 상품을 속속 도입해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라스트오더는 지난해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에 지정된 스타트업 ‘미로’가 지난해 8월 론칭해 운영하는 앱이다. 이 서비스는 판매자가 마감시간 등록한 상품을 구매자가 선주문 및 선결제하고 예약된 시간에 방문 수령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가맹점 정책에 따라 매장 내 식사와 배송이 가능하다. 고객은 기존 상품가 대비 최대 90%까지 할인된 가격에 현 위치 정보에서 가까운 마감세일 식음료 상품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서 안내받아 구입할 수 있다. 고객이 설정한 거리 내 마감세일 상품이 실시간 푸시 알람으로 화면에 나오면 상품 수량과 10분마다 설정된 픽업 가능 시간을 고른다. 결제는 신용카드와 휴대전화 과금으로 청구된다.

수령 방법은 간단하다. 고객은 어플 하단 카데고리에서 2km, 5km, 10km, 15km, 20km 등 거리를 설정해 매장에 찾아가 예약한 시간에 원하는 상품을 찾아가면 된다. 가맹점이 재고를 추가 확인해 재고 상황에 따라 점심은 주로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저녁은 오후 6시 이후 등으로 방문 시간은 달라진다.

이 앱에는 크리스피크림도넛, 생어거스틴, 스노우폭스, 발재반점 등 유명 프랜차이즈와 식당, 편의점, 카페, 반찬가게 등 1만5000여개 점포가 등록됐다. 가맹점은 현재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해당 서비스는 지난해 8월 출범해 서비스지역이 서울 관악구 등에서 시작해 출시 한 달 만에 월거래 1500건, 재구매율 50%, 음식점 월매출 평균 30만원 이상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회사는 롯데엑셀러레이터의 스타트업 펀드투자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롯데백화점 명동본점은 1일 백화점 업계서 처음으로 이 앱에 상품을 등록해 백화점 푸드코트 상품을 판매하는 실험을 시작했다. 2030 직장인을 공략해 델리 브랜드 도제(퓨전유부초밥)와 컵 샐러드 밀컵 등 음식점을 까다롭게 선택했다. 시범 운영 기간 고객 반응을 살펴 브랜드와 운영점포를 점차 늘릴 계획이다.

예컨대, 롯데백화점인 경우 이 서비스는 을지로, 종로 인근의 고객이 라스트오더 앱을 설치하고 지역을 설정한 후 오후 6시 이후 백화점의 F&B 상품을 30%~50% 할인해서 방문 시간을 예약해 줄 서지 않고 주문할 수 있음은 물론 판매자가 재고와 폐기 부담을 줄이면서 환경오염을 줄이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다. 편리함과 실속까지 챙길 수 있는 이 서비스에 2030 직장인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밀컵에서 구입한 한 소비자는 "직원이 엄청 친절하고 너무 저렴하게 잘 샀다"고 이 앱에 후기를 남겼다.

세븐일레븐도 지난달 편의점 업계서 가장 먼저 미로가 제공한 라스트오더와 손 잡았다. 한 달 만에 8000여개 점포가 서비스에 가입해 전체 매장의 약 80%를 차지했다. 이 중 4000여개 점포에서 실제 매출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라스트오더 서비스를 통해 판매된 상품만 약 5만4000개에 이른다. 회사 측은 앞으로 전국 1만여 점포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대상 상품은 도시락, 삼각김밥, 유음료 등이며 할인율은 30%, 유통기한 경과 최소 3시간 이전 상품이 기준이다. 유제품 위주로 진행해 본 후 품목을 식품군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자는 롯데백화점 본점의 밀컵에 주문하고 방문 시간을 맞췄다. 저녁을 해결할 한끼로 음식을 가지러 들렀다. 라스트오더로 주문하면 음식 양이 적지 않을까란 의심을 갖고 담당자에게 “라스트오더로 주문했다”고 하니 그는 “기다리고 있었다”며 준비를 했다고 씨익 웃었다. 맛과 양은 제값과 같았다. 오히려 이 서비스가 코로나19 사태로 끊긴 고객들의 발길을 이어지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었다.

밀컵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선 최소 30%부터 50% 이상까지 싸게 구매할 수 있고 우린 남은 음식을 버리지 않고 부가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끊겼던 고객 발길이 1일 1명, 2일 7명이 방문, 점차 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했다. 주로 20대 후반부터 30대 고객들이 저녁에 음식을 찾으러 오며 때때로 40~50대 고객이 어제 한 분 알고 왔었다며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소비자가 유통기한이 임박한 음식을 유독 사먹는 이유가 뭘까.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경제적인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효율적이며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줄여 환경 보호는 덤으로 얻는다. 음식 재활용에 거부감이 비교적 적고 가치 소비를 한다는 점과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이라도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이 다르다고 인지한 소비자들이 음식 재활용에 적극 나서며 관련 시장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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