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 피겨스’의 실제 주인공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 겪어

캐서린 존슨 ©NASA
캐서린 존슨 ©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수학자이자 영화 ‘히든 피겨스’의 실제 주인공인 캐서린 존슨(Katherine Johnson)이 사망했다. 향년 101세.

‘히든 피겨스’는 미국 최초의 유인 우주 비행 계획인 머큐리 프로젝트의 숨은 공신이었던 세 흑인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캐서린 존슨은 1918년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수학과 계산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겨우 14세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에서 수학과 과학을 전공해 최고 학점으로 졸업한다. 하지만 졸업 후 교사로 활동하다 결혼과 함께 세 아이를 키우는 전업주부로 살아야 했다.

그러다 NASA의 전신인 국가항공자문위원회(NACA)에서 일하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된다. NACA 랭글리연구센터가 복잡한 항공 우주 계산을 사람의 수작업에 맡기기 위해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으로 이뤄진 전문 계산원 팀을 꾸렸기 때문이다.

이후 존슨은 로켓 발사체의 궤도를 계산하는데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하여 수많은 우주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1958년 NASA가 출범하자 우주 개발 임무에 투입 된 후 1961년 우주인 앨런 셰퍼드의 유인 우주 탄도 비행에 참여했으며 1962년 존 글렌의 유인 우주 궤도 비행에 참여했다. 1969년 닐 암스트롱의 사상 첫 달 착륙 때도 존슨이 비행 궤도를 계산했으며 1973년 아폴로 13호 역시 그의 공식 때문에 우주선을 쏘아 올릴 수 있었다.

컴퓨터 ‘IBM 7090’이 신뢰받지 못할 때 “존슨에게 숫자를 체크하게 하라”라고 하는 영화 속 장면은 실제로 있었던 에피소드로 유명하다.

이렇게 NASA에서 33년간을 일한 뒤 1986년 은퇴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에게 2015년 대통령 자유훈장을 수여했다.

하지만 흑인에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숱한 차별도 받아야 했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을 사용했으며 여성이라는 이유로 중요한 회의에 참석할 수 없었다.

첫 번째 흑인 여성 우주인인 NASA의 메이 제미슨은 뉴욕 타임즈 기고문을 통해 “나사에 왔을 때 나사 직원들은 아폴로 11호에 착륙한 첫 번째 인간이라고 하지 않고 첫 번째 착륙한 남자라고 지칭했다”며 “캐서린 존슨은 과학 기술 분야에서 업적을 이루고도 흑인 여성이기 때문에 덜 알려지고 묻혀진 여성들을 대표한다“고 말했다. 또 ”이제는 이공계 분야에서 여성들의 공평한 참여가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여성들을 막는 장애물과 편견이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제임스 브라이든스틴 NASA 국장은 캐서린 존슨을 “미국이 우주로 지평을 넓히고 인류가 진보하는데 기여를 했을 뿐만 아니라 여성과 인종이 평등을 누리도록 이끈 개척자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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