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생리용품 법안’ 통과
모든 여성에게 무료 지급

모니카 레넌 의원이 스코틀랜드 국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scottish parliament facebook 유투브 캡처
모니카 레넌 의원이25일  스코틀랜드 국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scottish parliament facebook 유투브 캡처

 

스코틀랜드가 세계 최초로 모든 여성에게 생리대를 무상 지급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스코틀랜드 국회는 2월 25일(현지 시간) 모든 여성에게 생리대를 제공하는 법안인 생리용품 법안(Period Products Bill) 1차 투표에서 찬성 112표, 기권 1표로 가결시켰다. 이 법안은 모든 공공기관이 여성에게 생리용품을 무료로 지급한 뒤 정부가 각 기관에 비용을 보전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역센터, 청소년 클럽, 약국과 같은 지정된 장소에서 생리대나 탐폰 같은 생리용품을 무료로 배포하고 정부가 매년 약 320만 달러를 기관에 지불하는 방식이다.

2017년 이 법안을 의회에 제출한 노동당 모니카 레넌 의원은 "생리대를 살 수 없는 가난한 여성들은 생리대가 필요할 때도 생리대를 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시민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국제 구호 기구인 플랜 인터내셔널(Plan International)은 스코틀랜드 여성 중 약 45%는 생리대가 부족해 휴지 등을 생리대 대용으로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보고했다. 

지난 2018년 스코틀랜드는 세계 최초로 청소년들에게 생리대와 탐폰을 무료로 지급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스코틀랜드 북동부 애버딘에서 학교와 대학에 무료 생리대 자판기를 시범 설치했다. 2019년부터는 생리대 자판기를 모든 학교로 확대시켰다. 그 해 모든 여성에게 생리용품을 무료로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영국에서는 약 10%의 소녀들만이 생리대를 살 수 있는 경제력이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전체 소녀의 19%는 천, 신문, 휴지를 생리대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 빈곤(#periodpoverty)’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무상 생리대 논의가 촉발됐다. 

영국 슈퍼마켓에 '생리대를 훔치지 말라'는 문구를 붙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영국 여성단체들은 "이런 식의 경고는 생리대를 살 수 없는 가난한 여성들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의 여성평등당(Women’s Equality Party)의 당수인 맨두 라이드 의원은 “수십년간 여성 예산의 긴축 정책은 많은 여성들을 절박한 재정적 어려움으로 몰아세웠다”며 “많은 여성들은 생리 대용물을 사용하거나 생리대를 훔칠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영 연방인 스코틀랜드에서는 탐폰에 사치품과 똑같이 5%의 부가세가 붙는다. 이 부가세는 앞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2022년까지 생리용품과 관계된 모든 세금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도 2016년 청소년들이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운동화 깔창을 생리대 대신 사용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생리대 무상 지급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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