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엉덩이 성형 유행
국내에서는 얇은 종아리 위해
근육 태우며 퇴축 수술
해외는 미용성형 규제 강화

모델 카다시안-제너 패밀리 5자매 모습. Keeping Up With The Kardashians 페이스북 사진
모델 카다시안-제너 패밀리 5자매 모습. Keeping Up With The Kardashians 페이스북 사진

최근 미국 내 여성 연예인 몸매 트렌드는 큰 엉덩이다. 국내에서도 ‘힙업성형’, ‘체형성형’ 등 얼굴뿐 아니라 몸 성형까지 번지는 과도한 미용성형수술이 등장하고 있다. 또한 미디어에서는 획일화된 몸매와 얼굴을 한 연예인들을 내세워 그것이 완성된 아름다움처럼 조명해 문제적이다.

미국 내에는 ‘엉덩이’로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 가문이 있다. 바로 모델 카다시안-제너 패밀리 5자매이다. 가족인 이들은 하나같이 큰 엉덩이를 갖고 있는데, 이는 유전이 아닌 엉덩이 성형을 받은 것이다. 엉덩이 성형은 엉덩이에 볼륨을 넣기 위해 엉덩이 보형물을 넣거나 지방이식·주입을 통해 진행되는 수술이다. 추가적으로 이들 중 킴 카다시안은 허리를 잘록하게 보이도록 갈비뼈 제거 수술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에서 영향력 있는 이들을 따라서 주변 지인과 친구들까지 엉덩이 성형과 몸매 성형을 하며 추세를 확장하고 있다. 이들의 모습과 행보가 사회연결망서비스(SNS)·방송 등 미디어에서는 적나라하게 노출되기 때문에 그릇된 미의식이 어린 청소년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여론도 있다. 이 같은 비현실적인 몸매는 국내에도 영향을 줬다. 최근 국내 성형외과에서는 얼굴 성형뿐 아니라 ‘힙업성형’, ‘골반성형’, ‘종아리 성형’을 내세워 홍보하고 있다. 

성형 영역이 얼굴에서 몸까지 번지면서 외모에 대한 그릇된 미의식이 존재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한국사회의 젠더와 건강 불평등 연구’에 따르면 2017년 기준(19세 이상) 외모 왜곡을 보인 사람은 31.2%였다. 이중 21.8%는 과대왜곡이었고 9.5%는 과소왜곡이었다. 저체중은 2017년 10.7%로 여성청년에서 가장 높았다. 다만 과체중·비만은 남성중장년에서 가장 높았고 동일 기간 43.4%를 기록했다. 미용성형 경험에 있어서도 여성청년이 46.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여성중장년이 34.1%, 남성청년이 18.9%, 남성중장년이 14.5% 순이었다.

국내의 미용성형 시술 현황도 국제적으로 상위권이었다.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ISAPS)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수술적 및 비수술적 조치 건수가 98만313건으로 미국, 브라질, 일본 다음으로 높은 순위였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는 성형수술은 가슴확대수술로 매년 증가세이며 연령층은 점점 낮아졌다. 작년 10월 보건당국과 ISAPS 등은 국내에도 2015년 한 해 동안 4만8000건가량의 가슴 확대 수술이 행해졌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의 건강을 해치는 미용성형수술에 대해 해외에서는 안전 규제를 강화했다. 오스트리아는 2013년에 미용성형수술법을 제정해 침습의 허용 연령 제한, 의사의 설명과 동의 사이의 숙려 기간 의무화, 환자 보호를 위한 광고 제한 등을 포함했다. 프랑스 역시 2003년 미용성형 관련 법령을 제정해 마취 관련 전문가와의 상담 및 필요한 조치 보장을 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도 두 나라와 같이 관련 법령에 의거해 규제책을 마련했는데 여기에는 미용성형 수술에 따른 감염병 파악을 위한 통계 및 표준화된 시술/수술 규정도 포함했다.

몸 이미지에 대한 규제에도 나섰다. 이스라엘은 2013년 일명 ‘포토샵 법’을 제정했다. 텔레비전 등 미디어 광고에서 지나치게 마른 모델이 주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이스라엘은 직업 모델이 패션쇼에 설 때마다 BMI 기록을 제출하도록 의무화한다. 또한 모델 사진을 미디어 등에 공개할 때에는 수정·보정됐는지를 명시하도록 해 대중들이 실제와 다름을 인지하게 돕는다. 프랑스 역시 2015년 이런 법을 제정했는데 위반 시 벌금과 징역형을 받게 된다. 영국의 경우, 심하게 보정된 포토샵의 경우 텔레비전이나 온라인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미용성형수술의 안전규제나 광고 노출에 대한 규제가 약한 편이다. 잇따른 미용성형수술로 인한 의료사고로 환자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이 제출됐지만 법 개정은 아직이다. 또한 과도한 성형수술 광고가 안전 문제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의료법’과 ‘표시광고법’에서 규제를 하고 있으나 국내 심의 규정이 제외된 SNS, 스마트폰 어플, 소셜 커뮤니티 등을 통한 광고가 관리되지 못하고 있어 실효성 문제가 있다.

구글 검색창에 '여성성형'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결과 '소음순 성형'과 관련한 이미지가 나왔다.
구글 검색창에 '여성성형'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결과 '소음순( 여성 바깥 생식 기관에서 대음순 안쪽에 있는 털이 없는 얇은 피부 주름) 성형'과 관련한 이미지가 나왔다.

사회가 여성에게 강요하는 코르셋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미용성형수술 시장이 계속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박슬기 언니들의 병원놀이 활동가(산부인과 전문의)는 “구글·네이버에 ‘여성성형’이라고 검색하면 여성 외음·질 성형 광고 사진이 가득 나온다”며 “수술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서로 맞물려 관련된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얼굴 성형과는 다르게 특히 산부인과 영역은 육안 상 여성 스스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질 성형 진료 시 의료진의 의견에 영향을 받기 쉽다”며 “이는 여성 스스로 건강함과 아름다움의 기준을 정한 것이 아니라 사회가 정해준 기준에 의해 시장화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체왜곡 정도가 외모관리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한국미용학회지) 논문을 집필한 안현경 동남보건대 뷰티케어학과 교수는 “성형을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성을 해치지 않도록 하는 안전 규제의 존재”라며 “미의 기준을 사회가 건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의식 변화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불법으로 시술되고 있는 각종 행위들을 법망에 들어가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