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고 후배들이 구슬로 되살려낸 유관순의 얼굴
이화여고 후배들이 구슬로 되살려낸 유관순의 얼굴
  • 장수정 기자
  • 승인 2020.02.29 09:00
  • 수정 2020-03-01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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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관순 순국 100주년
모교에서 “횃불이 되어 타오르다” 전시회
1970년 졸업생 금기숙 작가 ‘유관순2020’ 조형물
동기생 400여 명이 오색 구슬 수백개 함께 꿰어
‘구슬로 꿰어낸 역사’ 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서울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 벽에 금기숙 작가의 ‘유관순 2020’이 걸렸다. 이 작품은 유관순의 모교 이화여고 1970년 졸업생 400명이 수백 개의 구슬을 꿰어 2년간 만들었다. 왼쪽부터 김혜정 이화여고 교장, 이자형 총동창회장과 조수희 행정실장.  ⓒ홍수형 기자
‘구슬로 꿰어낸 역사’ 유관순 열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서울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 벽에 금기숙 작가의 ‘유관순 2020’이 걸렸다. 이 작품은 유관순의 모교 이화여고 1970년 졸업생 400명이 수백 개의 구슬을 꿰어 2년간 만들었다. 왼쪽부터 김혜정 이화여고 교장, 이자형 총동창회장과 조수희 행정실장. ⓒ홍수형 기자

열여덟 살에 서울 서대문 형무소에서 순국한 유관순 열사가 오색영롱한 구슬로 다시 태어났다. 순국 50주년이었던 1970년 이화여고를 졸업한 후배들이 졸업 50주년 재상봉의 해를 맞아 함께 마음과 손길을 모은 ‘유관순2020’ 작품에서다. 70년 졸업생으로, 철사로 그물을 짜고 구슬을 꿴 조형물을 만들고 있는 금기숙 작가(유금와당박물관장·전 홍익대학교 교수)가 가로 250 세로 4,660cm의 대형 작품으로 유관순 열사의 초상을 제작했다.

“올해 유관순 열사 순국 100년이 됩니다. 우리 역사의 아주 중요한 순간을 만든 그분을 기리고, 여성의 역사 기록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 올 한해 상설 기획전으로 ‘유관순, 횃불이 되어 타오르다’를 준비했습니다. 이화여고 동문 예술가들이 좋은 작품으로 지원했습니다.” 김혜정 이화여고 교장은 원래 2월28일 기획전 개막식을 준비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공식 행사를 취소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기념관 1층에 걸린 금기숙 작가의 2017년작 ‘그  소녀가 그리워’.
기념관 1층에 걸린 금기숙 작가의 2017년작 ‘그 소녀가 그리워’.

 

서울 서대문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의미 있는 작품들이 많다. 김차섭 화백이 1973년 유관순 기념관 개관에 맞춰 그린 ‘결단의 순간’이 그 중 하나다. 기념관 2층 한쪽 벽면을 전부 차지하고 있는 이 작품은 가로380 세로446cm의 압도적인 크기. 이자형 총동창회장은 “이 작품은 5~6m 떨어진 곳에서 관람해야 인물들의 표정을 통한 감정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라고 했다. 그림에 담긴 인물들은 동료 화가 민정기, 임옥상 등 실제 인물들을 모델로 했다. 유관순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이 감옥에서 어떠한 결단을 내리는 순간을 포착, 생생한 표현과 색채가 극적인 분위기를 강렬하게 드러낸다.

40여년이 지나면서 습기 등으로 작품이 크게 훼손되었던 것을 올해 유열사 순국 100주년에 맞춰 복구했다. 복구비용은 양호재단과 이화장학재단, 이화여고 총동창회 등이 지원했다. 이자형 총동창회 회장은 “요즘은 생각하기 어려운 대형 기록화로 역사성과 의미를 지닌 이 작품이 복원되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는 김차섭 작가의 '결단의 순간'이 걸려있다. ⓒ홍수형 기자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는 김차섭 작가의 '결단의 순간'이 걸려있다. ⓒ홍수형 기자

전시회에는 유관순 열사 뿐 아니라 이화학당 설립자인 스크랜튼 여사 조형물도 나온다. 두 작품을 제작한 금기숙 작가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의상감독으로 활약했다. 철사에 구슬을 꿰어 만든 기수단의 눈꽃 의상으로 주목받았던 그는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초상화를 제작했다. 금작가의 동기인 70년 졸업생 554명 중 400여명이 동참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금 작가가 밑그림을 그린 뒤 동기생들이 철사에 구슬을 끼웠고, 이를 바탕으로 금 작가가 형상을 만들었다. 검은 구슬로 유관순을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밝은 색의 구슬로 빛을 더했다.

금 작가는 ”전국 곳곳 뿐 아니라 외국에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도 우편으로 구슬과 철사를 보냈다. 세상을 떠나 우편으로도 함께하지 못한 친구들 몫까지 구슬을 꿰며 마음이 점점 더 뜨거워졌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작품 완성에 2년이 걸렸다. 

‘유관순, 횃불이 되어 타오르다’ 전시회는 △유관순의 생애와 정신 △어린 시절과 이화학당의 추억 △3.1운동과 아우내만세운동 △감옥에서의 삶과 죽음 △우리모두가 유관순이다 등 5개 섹션으로 열린다. 맹그로브아트웍스가 기획하고 사진작가 이동춘씨가 사진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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