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출마합니다] 배복주 “운동 현장에서 느낀 답답함, 국회서 풀겠다”
[2020 출마합니다] 배복주 “운동 현장에서 느낀 답답함, 국회서 풀겠다”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0.02.27 09:08
  • 수정 2020-02-27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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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 인권위원 지낸
미투 운동가이자 장애여성인권활동가
배복주. ⓒ여성신문 진혜민
4.15 총선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 출마한 배복주 후보(정의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 ⓒ여성신문 진혜민

“제 이름이 배복주잖아요. 저에게 어떤 정치를 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저는 ‘복 주는 정치’를 하고 싶어요. 제 이름을 따서 ‘(배)복주는 정치를 한다’는 의미도 있고요. 우리 사회에 비가시화된 사람들을 저의 정치를 통해 가시화되고 그분들이 평등하고 안전하게 시민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어요.”

배복주 정의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50)이 지난 13일 비례대표 예비후보 경선 출마 선언을 했다. 배 후보는 앞서 23일 정의당이 비례대표 후보의 역량을 검증하는 ‘정책검증대회’에서 당당히 평가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우리 사회의 몸에 대한 폭력적인 시선을 쓴 도서『헝거』(저자 록산 게이)를 감명 깊게 봤다는 그는 자신의 아픔을 당당히 마주한 채 일어섰다. 또한 사회에서 말하는 ‘정상속도’가 아닌 배복주만의 속도로 경선을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배 후보는 세 살이 되던 해,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장애를 갖게 됐다. 그는 “대학교 1학년 때 장애인 남성들이 우르르 몰려와 장애인대학생동아리가 있으니 들어오라고 권유를 했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집단을 본 것이기 때문에 사실 무섭기도 했다”며 “결국 동아리에 들어갔고 활동하면서 교내에서 발생한 전동휠체어 장애 학생 사망사고를 접했다. 그때 처음으로 사회적 분노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교는 운전미숙으로 치부했는데 학교의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그동안은 개인인 배복주가 열심히 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사건 이후로 나는 사회구조적 문제를 느꼈다”고 했다.

장애 문제로 시작해서 장애여성인권운동을 20년 넘게 진행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빗장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장애여성모임을 가졌다. 활동하면서 부속적인 운동으로만 머물렀던 장애여성운동을 독립·독자적으로 운동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장애와 여성을 분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장애인으로서, 여성으로서 이중차별이라고 생각하는데 장애여성 그 자체로 차별을 경험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배경에는 남성 중심적인 우리 사회가 있다. 여성장애인보다 남성장애인에게 더 지원하려는 부모 의지 등의 인식이 그렇다”며 “장애여성이라는 차별은 교차적이기 때문에 더 열악한 처지로 내 몰린다”고 밝혔다. 

배복주. ⓒ여성신문 진혜민
배복주 후보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선거운동본부 사무실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여성신문 진혜민

운동·정치권에서 활동하면서도 장애여성이라 겪었던 일들이 많았다. 배복주 후보는 “장애인 그룹에서 집회를 열어 참석하면 집회 참가자 대부분이 장애인이라 몸은 편하지만 발언 내용이 불편한 경우가 많았다”며 “우리는 쉽게 ‘세상에서 가장 차별받는 사람은 누구냐’라고 말한다. 나는 그런 말이 있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이 고통 받는 문제를 자신의 문제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지금은 자정운동을 통해 조금씩 변화하고 있지만 국회에 있는 몇몇 남성리더들은 ‘정신병자’라는 식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2018년 1월부터는 전국성폭력상담소 협의회 상임대표로 지내며 미투운동에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배 후보는 “내가 취임하자마자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그때 나는 불긴한 기운이 들었다. 이후 안희정 성폭력 사건이 터지며 나는 555일동안 미투(Me Too) 운동의 핵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며 “우리의 목표는 위력 성폭력이 분명하게 있었고 이를 적용해서 처벌하라는 것이었다. 활동가의 입장에서는 법 개정이 아닌 ‘현재 피해자가 겪고 있는 사건을 어떻게 현행법으로 잘 처리할 것인가’가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 활동가의 입장으로 언제까지 국회의 응답만을 기다릴 수가 없어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배 후보는 “지금은 모든 직책을 내려놓으며 공간 이동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현장에서 느꼈던 답답함을 국회에 가면 조금은 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고 큰 기대가 있다”며 “지금의 남성 중심의 국회 속에 사회적 소수자들의 얘기가 전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결정적으로 정치에 뜻을 두게 됐다”고 정치 입문 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는 정의당과 함께 가야겠다는 기대가 있다. 물론 실패를 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장애여성으로서 실패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없었기 때문에 도전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현재는 초기화한다는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의 정치 목표에는 크게 4가지가 있다. 배복주 후보는 “첫 번째는 미투와 관련된 법안에 응답하는 것이다. 그중 우선은 권력형 성범죄를 철폐하는 것으로 성폭력 2차 피해를 지원하는 법을 제정할 것이다. 개정할 법안은 ‘강간죄’이다. 피해자 동의 여부로 가되, 사회적 소수자의 동의능력에 대해 촘촘히 개정하고 싶다”며 “두 번째는 ‘차별금지법’이다. 우리 사회 구조속에서 차별과 혐오 경험을 하지 않도록 국가가 기본적으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세 번째는 ‘장애인권리보장’법으로 복지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꿔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주체적으로 복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고 싶다”며 “네 번째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이 됐는데 올해까지 그 대체 법안을 만드는 것이다. 모든 여성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하며 어떤 여성들도 제외시켜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넣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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