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추이ⓒ한국은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비심리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한 2015년 당시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해당 통계가 작성된 2008년 이후 세 번째로 큰 낙폭으로 코로나의 지역사회 전파 속도가 빠르고 장기화되는 추세라 향후 소비 심리 쇼크는 메르스보다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한 달 전보다 7.3포인트 급감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소비자 심리가 비관적으로 돌아선 수치로 지난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12.7포인트)와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11.1포인트)에 이어 역대 3번째로 큰 폭 꺾인 것이다. 지난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유행 당시 낙폭과 비슷한 수준이나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돼 현재 상황이 다음달 반영된다면 향후 추가적인 소비심리 위축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실제 소비심리가 CCSI 지표 수준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구 경북지역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증하기 전에 이뤄진 조사이기 때문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3개월 연속 낙관적인 상태였으나 코로나19 사태로 4개월 만에 기준선(100) 밑으로 떨어졌다. 경기 비관론이 커졌다는 뜻이다. CCSI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주요한 6개 지수를 표준화한 지표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 19가 발병했지만 환산 국면으로 접어들기 전 지난 10~17일까지 진행됐다.

한은 측은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까지 수치로 최근 심각해진 부분은 사실상 반영이 덜 돼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로 소비심리 위축세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적으로 지수를 구성하는 모든 항목이 하락했다. 경기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과 향후경기전망 CSI는 이달 각 66, 76으로 전월보다 12포인트, 1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 재정생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생활형편 전망과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지수, 소비지출전망도 각 2~4포인트 떨어졌다. 취업기회전망지수도 81로 7포인트 미끄러졌다.

향후 1년 뒤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인 1.7%로 떨어졌다. 경기 불안감으로 미래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대가 줄었다는 의미다.

부동산에 대한 소비 심리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2월 주택가격전망 CSI는 113를 기록 전달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은 지난해 4월부터 9개월 연속 상승하다가 올 1월 하락세로 전환됐고 2월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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