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전년 대비 1.9배 결제 건수 증가
집에서 음식 해결·가전 렌털·온라인 쇼핑·운동· 동영상 시청 급증
배달앱 시장, 지난해 5조원 추산

KB국민카드에 따르면 각종 경제 활동을 의미하는 '홈코노미(Home+Economy)'가 지난 1년반 만에 2배 가까이 성장했다.ⓒ뉴시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확산하면서 사회 분위기는 물론 일상생활 패턴까지 바꿔 '홈코노미(Home+Economy)'와 관련된 앱 서비스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홈코노미는 집을 단순히 주거공간이 아닌 개인이 휴식을 즐기는 공간으로 확대 해석해 집안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경제활동을 뜻하는 신조어다. 특히 유통업은 홈코노미 증가가 마케팅 전략의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감염 우려로 마스크 착용 및 손 세척과 사람이 붐비는 곳을 피하거나 외출을 자제하면서 집 밖에서 했던 모든 것을 집안에서 끌어낸 홈족들이 새로운 경제 주체로 떠오르는 것이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홈코노미 관련 업종에서 하루 평균 결제 건수가 전년 대비 1.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카드가 2018년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앱), 가전 렌털, 일상용품 배달, 케어서비스, 엔터테인먼트 등 홈코노미 관련 업종을 이용한 25~54세 고객의 결제 데이터 4492만 건을 분석한 결과 배달앱의 결제 건수가 1년 전보다 2.14배로 가장 많았다. 가전 렌털이 1.35배, 일상용품 배송 1.38배, 아이돌봄과 출장 세차 등 케어 업종은 2배, 넷플릭스 등 동영상 콘텐츠 중심 홈엔터테인먼트 결제는 1.8배 증가했다.

감염병의 확산은 신규 서비스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2003년 사스 창궐 당시 알리바바는 온라인 주문 폭증으로 고속성장했으며 국내 메스르가 확산한 2015년 쿠팡이 소비자에게 ‘로켓배송’을 크게 알렸다. 경기불황과 미세먼지, 코로나 19 사태 등 각종 악재가 특수로 작용한 대표 업종은 이른바 배달업과 이커머스다. 배달의민족은 신종코로나가 확산된 지난 1월 월 결제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배달의민족이 달성한 결제액이 8조원을 고려하면 월 평균 결제액을 6600억원으로 잡을 경우 월 1월 결제 대금은 51.5%(3400억원) 증가한 결과다. 배달의민족이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소량 기준 ‘비마트’ 서비스를 제공 중으로 코로나 감염병이 확산됨에 따라 결제액이 늘어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배달 앱 시장 규모는 연간거래액 기준 2013년 3347억원에서 2018년 3조원, 지난해 5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했다. 과거 자장면이나 치킨, 피자 등 일반적인 음식 배달에서 벗어나 커피부터 레스토랑 메뉴 배달, 신선식품 등까지 집에서 주문해 해결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홈코노미족 증가가 식생활과 생활패턴 근간을 흔들고 있다. 대형마트 대신 온라인에서 장보기로 필요한 물건을 소량 구매하는 식의 패턴을 보이며 식사에 대한 시각이 집밥에서 배달이나 간편식으로 바뀌는 중이다.

모바일 커머스 쿠팡은 국내 신종 코로나가 확산된 지난달 28일 출고량이 330건에 달해 전년 같은 기간(170만건)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 모바일 장보기 업체 마켓컬리 역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일평균 매출 증가율이 19%를 기록해 전년 대비 주문량이 67%가 늘었다.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홈족이 늘면서 러닝머신, 스쿼트 머신, 근력 밴드 등 홈트레이닝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누군가 체액이 묻은 운동기기에서 고비용의 PT(Personal Training)를 받는 대신 집에서 유튜브를 보고 안전하게 홈트(홈트레이닝)를 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국내 1위 온라인 PT 스타트업 다노가 운영하는 ‘마이다노’는 설연휴 직후 2월 클래스 수강 신청이 급증해 처음으로 월 수강생이 1만명을 넘어섰다. 수강문의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전과 비교하면 일 평균 20% 가량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부모와 베이시시터를 연결해주는 앱 ‘맘시터’는 밀려드는 고객에 표정 관리를 하고 있다. 아이돌봄 서비스 매칭 플랫폼 맘시터는 앱에서 원하는 지역과 조건을 검색해 믿을 만한 베이비시터를 쉽고 빠르게 구해주는 서비스다.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로 수원, 고양, 부천시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일주일간 문을 닫은 지난달 마지막 주 고객 접속이 전주 대비 70% 가량 가파르게 치솟았다. 임시 휴원에 따른 가정 내 돌봄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면 오프라인 외식 업종은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국내 확진자 발생일인 지난달 20일 전후 2주간 일평균 고객 수를 비교한 결과 외식업체 600곳 중 85.7%가 고객이 줄었고 이 중 방문 고객이 감소한 업체는 87.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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