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돌’이 왜 그래?” 악플 딛고 SNS에서 ‘나다움’ 말하는 여성 연예인들
“‘여돌’이 왜 그래?” 악플 딛고 SNS에서 ‘나다움’ 말하는 여성 연예인들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0.02.19 10:44
  • 수정 2020-02-19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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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연예인 향한 검열 여전
페미니즘 관련 책 인증샷만
올려도 악성댓글 세례
그럼에도 소신 밝히고
정형화된 옷 스타일·화장
거부하며 여성인권 강조
그룹 마마무 솔라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솔라시도’를 통해 ‘여성 할례 금지의 날’을 알렸다. 유튜브 채널 화면 중 일부.
그룹 마마무 솔라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솔라시도’를 통해 ‘여성 할례 금지의 날’을 알렸다. 유튜브 채널 화면 중 일부.

여성 연예인들이 인스타그램·유튜브 등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성과 관련된 자신의 생각을 활발히 공유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그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SNS의 파급력은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반인 유튜버도 SNS를 통해 연예인 못지않게 사회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TV·라디오·잡지·신문 등 전통 4대 매체를 고수하던 연예인들도 점차 개인 SNS를 운영하며 대중들 앞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스케줄이 없는 비활동기에도 SNS를 통해 팬들과 자신의 생각을 나누거나 일상을 공개한다. 특히 여성 연예인들은 SNS를 창구로 자신과 여성에 관련된 견해를 나누며 소통하고 있다.

작년 여성 연예인들이 책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인증샷을 올리며 화제가 됐다.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관련 책과 영화에 대한 지지 게시물을 올린 여성 연예인에 대한 비하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배우 서지혜는 작년 9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82년생 김지영』 책 사진과 함께 게시물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해당 게시물에는 “페미니즘은 정신병이다”, “페미코인 탔냐”, “남성 팬들 잃고 싶은 거냐” 등 악성댓글이 달렸다. 그는 비난이 지속되자 급기야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에 배우 김옥빈은 “자유롭게 읽을 자유. 누가 검열 하는가”라며 댓글로 악플러들에 일침을 가했다. 

그룹 AOA의 찬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여성 과학도였던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독서했다고 올렸다. 찬미 인스타그램 스토리 화면.
그룹 AOA의 찬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여성 과학도였던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독서했다고 올렸다. 찬미 인스타그램 스토리 화면.

그럼에도 여성 연예인들은 자신의 일상을 더 당당히 공유했다. 그룹 ‘AOA’ 찬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성 작가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재미있으면 잠은 언제자고 밥은 언제 먹지”라며 인증했다. 그룹 ‘원더걸스’ 혜림도 페미니즘 도서『LEAN IN』의 사진과 함께 책의 구절 중 하나인 “남성은 잠재적 능력을 기준으로 승진하지만, 여성은 과거에 달성한 성과를 기준으로 승진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직접 게시물을 올리는 것뿐 아니라 가수 소유·그룹 ‘f(x)’ 루나 등은 페미니즘 관련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며 여성 이슈에 지지 및 공감을 표했다.

이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린을 포함한 페미 의심 걸그룹...jpg’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본문에 페미니즘과 관련한 여성 연예인들의 이름과 사진을 나열한 다음 “어디까지나 의심단계임. 책만 읽었을 수도 있음”이라고 올렸다. 또 다른 남성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루나 페미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라디오스타 보면서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페미라는 글이 많이 보인다”고 페미니스트라서 실망했다는 식으로 글을 썼다.

그룹 ‘(여자)아이들’ 슈화는 화장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다. 작년 4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많은 분들이 항상 저에게 ‘왜 너는 화장도 안 하고 네일도 안 하고 염색도 안 하느냐’고 묻는데 나는 많이 꾸미진 않지만 외출하기 전 거울을 보고 머리도 빗고 깔끔하게 단장하고 나간다”며 “왜냐면 이게 편해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하고 이런 내 모습이 좋다”며 “남들이 보기에는 조금 부족할지 몰라도 나는 내 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판단할지 몰라도 나는 항상 당당한 이 모습 그대로 나를 계속 사랑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룹 ‘마마무’ 솔라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여성 할례 철폐의 날’을 알리고 인식 개선을 위해 앞장섰다. 지난 6일 솔라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솔라시도’를 통해 “매년 2월 6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할례 철폐의 날”이라고 여성할례 문제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여성할례에 대한 인식을 많은 분께 알리고 오늘만큼은 그런 여성들을 위한 날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영상을 만들게 됐다”며 “우리가 제대로 인식하고 있으면 사회의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솔라의 선한 영향력에 대해 칭찬했다. 

그룹 ‘다비치’ 강민경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미적 기준이 바뀌면서 옷 입는 스타일도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지난달 13일 올린 ‘언니 살 어떻게 빼나요? (강민경 다이어트식단 가만안도)’ 영상을 통해 “어릴 때는 외적으로 보이는 것에 치중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그렇게 한 7~8년 정도 지속됐다”며 “그러다 20대 후반이 되고 서른이라는 나이를 준비하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중 하나가 미적 기준이 바뀐 것”이라며 “사람들이 나를 성적으로만 보지 않는 것에 대한 니즈(요구)가 생긴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여성 연예인들이 SNS를 공론화의 장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 이주영 한국YWCA연합회 미디어팀 부장은 “가수 겸 배우 고 설리의 죽음을 기점으로 이제는 이들도 사회 참여 주체로서, 발화자로서 역할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이 부장은 “악성댓글로 인해 죽음에 내몰렸던 많은 여성 연예인들이 있었다. 특히 설리는 죽음 이후 그의 페미니즘 면모가 주목됐다”며 “이를 기점으로 다양한 여성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등 또 다른 여성 연대 세력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NGO나 시민단체에 남성 배우들이 홍보대사로서 내레이션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문근영과 같은 여성 연예인들도 참여해 사회 참여 활동을 실현 중”이라며 “이는 자신의 영향력을 통해 자기 가치를 상승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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