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관계자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장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예방을 위해 문진표 작성과 체온측정을 한 방문객에 대해서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병원 관계자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장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예방을 위해 문진표 작성과 체온측정을 한 방문객에 대해서만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국 등 해외 여행력이나 확진자와의 접촉 등 감염 경로를 특정할 수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기존 확진 환자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접촉 사실을 놓쳤을 가능성도 있지만 끝내 접촉 여부를 밝혀내지 못할 경우 일본에서처럼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지역사회 전파 첫 사례다.

지난 16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총 29명으로 지난 10일 28번째 환자 발생 이후 6일 만에 추가 확진 환자가 나왔다.

29번째 환자는 82세 한국인 남성으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 내원해 실시한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했고 16일 오전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이 있는 서울대학교 병원으로 이송·격리 입원했다.

이 환자는 심근경색 등이 의심돼 병원을 찾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해외 여행력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기존 확진 환자의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아 자가 격리 조치 등을 하지 않았다.

중앙방역대책본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 환자 가운데 해외 여행력이 없으면서 능동감시나 자가 격리 대상자가 아닌 환자는 이번 29번째 환자가 최초다.

앞서 28명 중 절반인 14명은 우한시나 광둥성 등 중국 여행력이 있었고 태국 2명·싱가포르 2명·일본 1명 등이었다. 나머지 9명도 확진 환자의 가족이나 지인 등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 등의 상태에서 방역 당국이 관리 중이었던 환자들이었다.

국내에서도 2차, 3차 감염까지 발생한 적은 있지만 방역 당국이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확진 환자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변수로는 기존 확진 환자 접촉자 분류 과정에서 이번 환자를 놓친 것일 수 있다.

이 환자가 내원해 확진 판정을 받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서울 성북구 소재 의료기관이다. 따라서 이 환자의 동선도 이 주변 지역일 수 있는데 성북구는 앞서 5번째 환자(33세 남성, 한국)가 증상 발현 후 주로 이동했던 지역으로 잡화점·미용시설·음식점·슈퍼마켓 등을 갔다. 이 환자가 찾은 것으로 알려진 대형 영화관도 접촉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분류됐지만 영업을 중단하고 방역 작업을 벌였다.

가장 우려되는 변수는 29번째 환자와 기존 환자들 간의 접촉 지점을 찾지 못했을 때로 이는 곧 감염원을 파악할 수 없는 지역사회 전파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285명의 확진 환자가 나온 채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발생한 285명의 확진 환자 외에 일본 내에서도 확진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감염 경로를 추적할 수 없는 확진 사례가 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어제(14일), 오늘(15일) 일본에서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사례가 7케이스 정도 보고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일본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진행 중에 있어 지금은 일본이 광범위하게 지역사회 유행이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일본의 환자 발생 동향과 역학조사 결과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중앙방역대책본부 즉각대응팀은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현재 현장에서 역학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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