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여성주의 정당 ‘여성의당’ 창당 본격화… “여성에 대한 모든 혐오 반대”
한국 최초 여성주의 정당 ‘여성의당’ 창당 본격화… “여성에 대한 모든 혐오 반대”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0.02.15 21:24
  • 수정 2020-02-18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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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창당 발기인대회 열려
발기인 444명 중 94명 참석
18~84세 다양한 여성 한자리에
​​​​​​​창당준비위원회 대표 김은주
15일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여성의당 창당 발기인대회가 열렸다.
15일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 여성플라자 2층 회의실에서 여성의당 창당 발기인 대회가 열렸다.
김은주 여성의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
15일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 여성플라자 2층 회의실에서 여성의당 창당 발기인 대회가 열렸다. ⓒ여성신문 홍수형 사진기자
15일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 여성플라자 2층 회의실에서 여성의당 창당 발기인 대회가 열렸다. ⓒ여성신문 홍수형 사진기자
15일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여성의당 창당 발기인대회가 열렸다. ⓒ홍수형 사진기자

 

한국 최초의 여성주의 정당 ‘여성의당’(가칭)이 탄생한다. 여성의당 창당주비위원회(창당주비위)는 총선을 60일 앞둔 15일 오후 서울 동작구 여성플라자에서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창당 절차에 돌입했다.

여성의당 목표는 기성 “남성 중심 의회정치”를 뚫고 창당과 의회 진출에 성공하는 것이다. “여성과 여성주의의 이름으로 대변혁을 이루”기 위해 창당 결의 14일 만에 벌써 400여명의 여성이 손을 맞잡았다. 여성의당은 2월 1일 열린 ‘여해여성포럼’에서 여성 24인이 주축이 돼 여성정당 창당을 결의한 이후 지난 8일 1차 워크숍을 거쳐 9일부터 발기인을 모았다. 전국 각지에서 우편과 팩스로 서명한 ‘발기인 참가 동의서’가 모이면서 6일 만에 444명이 참여했다.

이날 발기인대회에는 18세부터 84세까지 다양한 세대의 페미니스트 94명이 참석했다. 특히 참석자 상당수는 20~30대 청년 여성들이었다. 국내 최초 여성 지점장에 오른 장도송 전 조흥은행(현 신한은행) 연수원장을 비롯해 장필화·이상화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정자 여성정치포럼 대표, 이계경 전 의원, 이혜경 여성문화예술기획 이사장 등 여성계 원로들도 함께했다.

15일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 여성플라자 2층 회의실에서 여성의당 창당 발기인 대회가 열렸다. ⓒ여성신문 홍수형 사진기자
15일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 여성플라자 2층 회의실에서 여성의당 창당 발기인 대회가 열렸다. ⓒ홍수형 사진기자

 

발기인대회는 오후 3시20분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정당 명칭(가칭) 채택과 발기취지문 채택, 대표자 선출 등이 이어지며 4시30분께 끝이 났다.

여성의당 발기인대회는 일반적인 발기인대회와는 사뭇 달랐다. 발기인대회 직전 워크숍을 열어 발기취지문 문구를 토론과 다수결 투표에 따라 최종 보완했다. 참가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지면서 오후 2시로 예정한 발기인대회는 1시간20분 가량 늦어졌다.

본격적인 행사에서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국민의례를 ‘여성의례’라고 표현했고, 발기취지문을 낭독한 뒤 ‘이의 없느냐’는 형식상 질문에 손을 들고 이견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여럿 나왔다. ‘나중에 말하라’며 눈치를 주거나 의사진행을 막는 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여성 누구나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그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 또한 여성의당 창당 과정에서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졌다.

또 다른 특징은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창당주비위 사무국 실무자 대부분은 1차 워크숍에서 자발적으로 창당 과정에 함께하겠다고 손을 든 이들이다. 홍보, 마케팅, 회계, 조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한 재능있는 일꾼이지만 창당 경험만큼은 전무하다. 일을 할 때마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전화를 걸어 법에 저촉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단체대화방에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토론을 하고 조언을 얻는 과정을 거친다. 이날 창당준비위원회 대표로 선출된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창당 과정에 대해 “한 손에는 정당법을 다른 한 손에는 핸드폰을 쥐고 열심히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여성의당은 발기취지문을 통해 “1948년 첫 선거 이후 70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성 국회의원은 고작 17%에 불과하다. 현재 국회의원은 83%, 광역자치단체장은 100%, 기초자치단체장은 97%가 남성”이라며 “여성들은 역사의 모든 현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나 역사에서 지워졌고 함께 만든 대한민국 국민의 대리인은 대부분 남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은 대의민주주의의 기초인 선출 공직의 권리를 되찾을 것”이라며 여성의당의 의회 진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5일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 여성플라자 2층 회의실에서 여성의당 창당 발기인 대회가 열렸다. ⓒ여성신문 홍수형 사진기자
15일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 여성플라자 2층 회의실에서 여성의당 창당 발기인 대회가 열렸다. ⓒ여성신문 홍수형 사진기자

 

여성의당은 여성에 대한 모든 혐오와 폭력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발기취지문에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와 폭력 사건들이 날로 증가하며 가정과 직장, 학교와 거리, 온라인과 오프라인 어디에도 여성들이 안전한 공간이 없는데 국가는 이를 방치하고 있다”며 “우리 여성들은 ‘여성의당’으로 결집해 국가에 시정을 요구하고 이를 통해 여성에 대한 혐오와 폭력이 허용되지 않는 국가를 직접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별화된 고용구조와 성별 임금격차 문제, 여성 빈곤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당준비위원회는 최종 발기취지문은 참가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기인대회에 참석한 여성들은 여성의당 창당과 국회 진출을 염원했다. 장도송(84)씨는 “과거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여성의당 창당 소식을 듣고 마음이 흥분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대학생 엄소현(20)씨는 “그동안 집회와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하며 여성 문제를 공론화하는데 목소리를 냈지만 ‘사회적 합의’ 운운하며 실질적으로 정책이나 법안에 반영되지 않는 점에 답답함을 느꼈다”며 “여성의당이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여성을 위해 활동하는 당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모(25)씨도 “정치권에서 여성 배제가 심각하다. 텔레그램 n번방 문제를 비롯해 여성이 겪는 차별과 폭력 등 여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 오늘 참석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여성주의자 안모(25)씨와 문모(26)씨는 “그동안 ‘혜화역 집회’ 등 익명 집회에 참여했으나 기존 단체나 언론과 연결이 쉽지 않고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등 익명 네트워크에 한계를 많이 느꼈다”며 “여성의당이 익명 집회의 한계를 넘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은주 여성의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 ⓒ여성신문 홍수형 사진기자
김은주 여성의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 ⓒ홍수형 사진기자

 

한편, 4월 15일 총선에서 정당 지지율에 비례해서 의석을 받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도입된다. 이전 총선에서는 한 정당득표율이 3%면 1석만 할당됐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3~4석을 받을 수 있어 여성의당 같은 군소 정당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는 문턱이 낮아졌다.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기 위해 필요한 정당득표율은 3%로 약 70만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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