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성착취 공대위 출범 “가해자 엄정 수사, 강력 처벌하라"
텔레그램 성착취 공대위 출범 “가해자 엄정 수사, 강력 처벌하라"
  • 최지혜 인턴기자(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 승인 2020.02.18 09:29
  • 수정 2020-02-18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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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출범 공동성명
경찰, 검찰, 법원 등에 문제 해결 촉구
여성에 대한 성착취로 완성되는 남성문화 지적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지난 1월 17일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을 통해 성착취 자료를 유포한 운영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n번방 사건’의 심각성을 알렸다. 사진=SBS 영상 캡처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지난 1월 17일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을 통해 성착취 자료를 유포한 운영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며 ‘n번방 사건’의 심각성을 알렸다.ⓒSBS 영상 캡처

여성단체들이 ‘텔레그램 성착취 대응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출범하고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공대위는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탁틴내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4곳으로 구성됐다.

경찰청은 지난 9일 텔레그램방 운영자 및 공범 16명과 아동 성착취물 유포·구매자 50명 등 총 6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텔레그램 추적 기술적 수사 지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사이버 성폭력 단속을 강화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공대위는 “경찰의 노력과 의지를 환영한다”면서 “‘홍대 몰카 사건’ 때 경찰이 얼마나 발 빠르게 가해에 대처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지, 반성폭력적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지를 이미 목격한 바 있다. 앞으로의 수사에서 그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각 부처와 각계인사가 ‘인간으로서의 분노’를 느끼고 있음을 알리고 각자의 영역에서 문제 해결의 의지를 명징하게 드러내야만 할 것”이라며 “이번에 검거된 자들이 이번에도 재판부에서 ‘초범이라’, ‘반성해서’ 기소유예 식의 처분을 받는다면 제2, 제3의 텔레그램 성착취 문제가 발생하도록 방조하는 것과 진배없다”고 했다. 검찰에는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결과”를 낼 것을, 법원에는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엄중한 처벌”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공대위는 “우리는 이 문제가 텔레그램이라는 플랫폼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남성문화를 계승한 것임을 알고 있다”며 “여전히 남성문화가 여성에 대한 성착취를 통해 완성되고 있음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텔레그램에서는 ‘n번방’ 흥행 뒤, 여성들에게 낯선 듯 익숙한 지인 능욕, 합성 사진, 약물 성폭력 영상, 화장실 불법 촬영물 등을 주제로 한 방이 우후죽순 생겨났다”고 지적하며 “발견한 60여개 방의 참여자를 단순 취합하면 26만여명”이라고 덧붙였다.

공대위는 ‘n번방’ 사건에 대해 “한국의 여성들이 집단적인 분노를 느끼며 주목하고 있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텔레그램 디지털 성범죄 관련 청원이 10만 동의를 얻어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상황이다. 1월 25일에는 ‘n번방’ 사건을 국제 공조 수사하라는 청와대 청원이 동의자 20만을 넘겼다.

“한국은 결코 미투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2020년의 여성들 역시 ‘더 이상 그 누구도 성착취의 피해자가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임’을 힘주어 말한다”며 “이에 더 많은 개인과 단체가 주목하고 변화를 위한 활동에 함께 해주시길 요청한다”고 했다.

같은 날 한국여성민우회도 “‘텔레그램에서 발생하는 디지털 성범죄 해결에 관한 청원’에 응답하라”는 논평을 냈다. 민우회는 “불법 촬영 및 유포 처벌 강화와 협박 시 가중처벌(정의당 윤소하위원안)‘ 발의안을 비롯해 사이버 성폭력 관련 발의안 7개는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라고 지적하며 “관련 법 입법뿐만 아니라 행정부와 사법부를 통해 실제 법이 집행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하며, 사이버 성폭력에 대한 사회 인식구조의 전면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총선에 출마하는 정치인들과 정당에 “사이버 성폭력 관련 법안을 우선 과제로 두고 강력하게 대응할 의지를 보임으로써 국회의원 후보 자격과 정당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라”고 요구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한겨레의 2019년 11월 17일 기사를 통해 이른바 ‘n번 방’을 포함한 텔레그램 내 성착취 문제가 수면 위에 오른 지 세 달여가 지났다. 그간 텔레그램 성착취와 관련한 청와대 청원은 20만 명을 넘겨(1월 25일) 정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고, 온라인 국민동의청원은 10만 명의 동의 서명을 얻어(2월 10일) 국회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이다.

텔레그램 성착취는 강남역 살인사건, 불법촬영물로 수익구조를 만든 소라넷과 웹하드 카르텔, ‘미투(#MeToo)’ 운동에 이어, 또다시 한국의 여성들이 집단적인 분노를 느끼며 주목하고 있는 사건이다. ‘n번 방’ 내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노예'라고 칭하며 협박해 성적 촬영물을 만들고, 성착취물을 고액에 판매하고, 더 수위가 높은 가해행위에 가담하기 위해 현물을 거래하는 등 조직적인 성착취를 저질렀다. 그러나 여성들이 분노와 절망을 함께 느낀 것은 가해의 가혹성 때문만이 아니다. 텔레그램에서는 ‘n번 방’ 흥행 뒤, 여성들에게 낯선 듯 익숙한 지인 능욕, 합성 사진, 약물 성폭력 영상, 화장실 불법촬영물 등을 주제로 한 방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발견한 60여 개 방의 참여자를 단순 취합하면 26만여 명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그중 한 곳은 2만여 명의 참여자와 평균 온라인 인원 1천 명 이상의 큰 규모이다. 텔레그램 안에 이런 방이 얼마나 많은지는 다 파악할 수 없다.

우리는 이 문제가 텔레그램이라는 플랫폼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남성문화를 계승한 것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남성문화가 여성에 대한 성착취를 통해 완성되고 있음에 분노한다.

다행히 2월 7일, 경찰청은 브리핑을 통해 성착취물 제작을 유도, 유포한 자들과 구매자 66인을 검거했음을 알렸다. 또 사이버테러수사대에 ‘텔레그램 추적 기술적 수사 지원 TF’를 구성하는 등 이 문제를 집중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경찰의 노력과 의지를 환영한다. 우리는 ‘홍대 몰카 사건’ 때 경찰이 얼마나 발 빠르게 가해에 대처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지, 반성폭력적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지를 이미 목격한 바 있다. 앞으로의 수사에서 그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길 바란다.

우리는 텔레그램 성착취 문제가, 인간이라면 당연히 분노할 사안이라고 믿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각 부처와 각계인사가 ‘인간으로서의 분노’를 느끼고 있음을 알리고 각자의 영역에서 문제 해결의 의지를 명징하게 드러내야만 할 것이다. 이번에 검거된 자들이 이번에도 재판부에서 ‘초범이라’, ‘반성해서’ 기소유예 식의 처분을 받는다면 제2, 제3의 텔레그램 성착취 문제가 발생하도록 방조하는 것과 진배없다. 지금까지 그래 왔기 때문에 ‘야동 돌려 보는 것 정도는 문제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만연했고, 텔레그램 성착취는 그 결과 중 하나에 불과한 까닭이다. 검찰도 조국 수사 당시 보여준 저력을 보여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결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 법원 역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엄중한 처벌을 내려야 할 것이다.

지난해부터 텔레그램 성착취의 피해자를 지원하고 문제를 종식시키기 위해 활동해온 단체들은 정부, 경찰 등을 만나 제대로 된 수사와 피해자 지원 대책,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해왔다. 그리고 지난해 말 언론보도 이후 이 문제의 공론화를 위해 공동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하였다. 그리고 2020년 2월 14일 오늘, 텔레그램 성착취에 관련한 이 모든 문제에 복합적으로 대응하고자 텔레그램 성착취 문제 공동 대책 위원회가 출범한다.

2018년에 여성들이 예언했듯, 한국은 결코 미투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2020년의 여성들 역시 ‘더 이상 그 누구도 성착취의 피해자가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임'을 힘주어 말한다. 이에 더 많은 개인과 단체가 주목하고 변화를 위한 활동에 함께 해주시길 요청한다.

2020년 2월 14일
텔레그램 성착취 대응 공동대책위원회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탁틴내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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