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에도 솜방망이 징계…여전한 체육계 비위
미투에도 솜방망이 징계…여전한 체육계 비위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0.02.14 10:34
  • 수정 2020-02-19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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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국가대표 및 선수촌 등 운영·관리실태’ 감사 결과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재범 성폭력 사태 근본 대책 마련 긴급 토론회 ‘왜 체육계 성폭력은 반복되는가?’가 열리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재범 성폭력 사태 근본 대책 마련 긴급 토론회 ‘왜 체육계 성폭력은 반복되는가?’가 열리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체육 지도자의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뒤 내놓은 대책 가운데 일부가 기존 방안을 재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체육계는 스포츠 비리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거나 비위 지도자 관리를 부실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 13일 ‘국가대표 및 선수촌 등 운영·관리실태’ 감사 결과 총 40건의 지적사항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월 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의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뒤 문체부가 공익감사를 청구하면서 실시됐다.

감사원은 문체부가 스포츠비리의 개선 대책을 내놓은 뒤 이행 여부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문체부는 지난해 1월 성폭행 근절 대책을 발표하면서 ‘체육단체 간 징계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 방안을 포함했다. 이 대책은 2013년에 문체부가 수립했던 방안이다.

대한체육회는 2017년과 2019년 다른 체육단체에서 자격정지 1년 이상의 징계를 받은 사람도 지도자 등록이 가능토록 정관과 관련 규정을 개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위 지도자가 다른 체육단체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둔 조치이지만 문체부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성폭행 범죄의 조사가 부실하게 진행돼 2차 피해가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2017년 6월 장애인 조정 국가대표 코치 ㄱ씨의 강제추행 및 언어폭력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3명과 목격자 1명의 진술을 확보했다. 그럼에도 가해자가 부인한다는 이유로 사건을 직접 처리하지 않고 장애인조정연맹에 다시 넘겼다. 연맹은 추가 조사 없이 ㄱ씨의 언어폭력 혐의만 인정해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내리고 말았다.

ㄱ씨가 피해자와 같은 팀으로 경기에 출전해 피해자가 ㄱ씨를 피해 다녀야 하는 일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ㄱ씨를 직접 고소했고, ㄱ씨는 2018년 9월 강제추행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문체부가 2014년 2월에 설치한 ‘스포츠비리 신고센터’도 부실하게 운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센터는 같은 해 7월부터 3년 동안 접수된 10건의 비리 신고를 조치 없이 방치했다. 또한 대한체육회의 관리 부실로 산하 10개 회원 종목 단체 비위 지도자 18명이 그대로 등록됐다.

문체부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신속하게 후속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스포츠 윤리센터’ 설립, 체육 지도자 자격정지 및 취소 요건 강화, 징계정보 시스템 및 지도자 범죄경력 조회 등의 근거를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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