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가운데 여성 승진 임원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으로 여성 17명이 신규 임원 승진자에 올랐다.ⓒ뉴시스

30대 그룹이 단행한 2020년 정기 인사에서 승진한 임원 중 여성 비중이 한 자릿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나 민간 기업에서 유리천장은 여전한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30대 그룹 중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한 20개 그룹(현대차그룹과 한진그룹 제외) 221개 계열사의 승진자 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총1562명의 승진 임원 중 여성 임원은 74명으로 4.7%으로 이는 아직도 전체의 5%에 못 미쳐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연도별로 2016년 2.4%(39명), 2017년 2.9%(48명), 2018년 3.9%(73명), 2019년 4.6%(88명), 2020년 4.7%(72명)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지만 여성 승진 임원 비중이 5% 벽을 넘지 못했다. 더욱이 올해 인사에서 전년보다 0.1%P 상승에 그쳐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자료에 따르면, 30대 그룹 가운데 여성 승진 임원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으로 여성 17명이 신규 임원 승진자에 올랐다. 생활가전사업부 송명주 삼성전자 전무와 반도체 사업부 안수진 전무 등 전무 승진 2명과 상무 신규 선임 15명이 여성 임원으로 승진했다. 여성 비율이 낮은 반도체 사업부에서 안수진 플래시 PA팀 전무와 노미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IP개발팀 상무는 이목을 끌었다. 안 전무는 반도체 사업부 내 첫 여성 전무 탄생이다.

LG가 그룹 내 165명 승진자 중 여성 승진 임원이 총 11명으로 삼성 뒤를 이었다. 전무가 3명, 8명은 상무로 승진했다. LG 1명, LG전자 1명, LG이노텍 1명, LG생활건강 4명, LG유플러스 2명, LG CNS 1명, 지투알 1명 등이다. 김이경 LG전무와 최연희 LG생활건강 전무, 박애리 지투알 전무 등이 이번 인사에서 전무를 달았다.

눈길을 끄는 인사는 LG생활건강의 상무이사로 오른 심미진 상무와 임이란 오휘 마케팅 부분장 상무다. 심 상무는 1985년생, 임 상무는 1981년생으로 그룹 남녀 통틀어 80년대생을 여성 상무 이사로 승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과 LG 두 곳만 전체 그룹 중 승진 인사에서 여성이 두 자릿수를 기록해 가장 많았다. 미래에셋 9명, 롯데, SK 각 7명, CJ 6명, 신세계 5명, 한화 3명, KT, 현대백화점 각 2명, 코오롱, 포스코, 효성, 한국투자금융 각 1명 등이었고 그 외 기업들은 이번 인사에서 여성 승진자는 1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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