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3일 휴업 이어
신세계·현대 등도 휴점
대대적 방역 불구
방문 손님 없어 한산

뉴시스
앞서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 7일 국내 23번째 확진자가 이달 2일 본점을 다녀간 사실이 확인돼 이날 오후 2시부터 3일간 임시휴업을 해 방역작업을 한 뒤 10일 영업 재개했다.ⓒ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하면서 임시 휴업을 단행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매출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사람 간 전염이 우려되자 19번, 23번 확진자가 다녀간 유통업체들이 줄줄이 매장 폐쇄한 뒤 휴업해 매출이 급감하는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업계는 동시 휴점을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전국 51개점 교외형 아웃렛 9개를 제외한 42개 점포가 휴점에 들어갔다. 앞서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 7일 국내 23번째 확진자가 이달 2일 본점을 다녀간 사실이 확인돼 이날 오후 2시부터 3일간 임시휴업을 해 방역작업을 한 뒤 10일 영업 재개했다.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롯데면세점 명동점과 옆 건물인 에비뉴엘, 영플라자도 문을 걸어 잠근 바 있다. 온라인 구매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통상 월 1회 자체 휴점이 아닌 전염병 방역을 위해 백화점과 면세점이 동시에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연 1조8000억원, 일 평균 60~100억원 매출을 내는 롯데백화점 본점을 비롯해 일 200억원 매출을 올리는 롯데면세점이 휴업하면서 확진자 한 명으로 최대 800억원에 달하는 매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금요일 오후와 토요일, 일요일 영업을 못했기 때문에 주말 매출이 평일 매출보다 훨씬 큰 만큼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없었다면 오늘 일상적인 휴무이지만 오늘 휴무는 시국이 시국인만큼 방역 업체들을 불러서 오늘 하루 휴무해 방역과 위생 등 준비 상황을 체크하는 측면에서 이해해 달라”며 “주중보다 주말 매출이 비중이 훨씬 높은데도 주말 몇 일 분 매출을 올리는 것보다 고객 신뢰를 잃는 것이 더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주말 3일간 문을 닫고 자체 방역을 통해 최대한 고객이 안심할 수 있는 쇼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백화점 영업은 사람들이 모여서 물건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오프라인이기 때문에 매출 타격이 큰 것은 당연하다고 보고 보유 중인 온라인 채널을 풀가동하는 플랜 비를 검토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밸런타인데이 특수를 앞두고 있지만 다른 백화점 상황도 마찬가지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때도 없었던 이례적인 동시 휴점이다. 신세계백화점도 10일 하루 동안 전국 12개 점포가 임시 휴업을 했다. 현대백화점도 압구정 본점과 미아점을 제외한 전국 13개 매장 영업을 중단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지난 1~2일 매출이 작년 설 연휴 직후 첫 주말(2월 9~10일)에 비해 12.6% 감소했으며 명동 본점은 23.5% 감소로 가장 타격이 컸다. 현대백화점도 전체 매출이 8.5% 줄었고 본점인 압구정점 매출이 7% 주저앉았다.

확진자가 방문한 매장은 방역을 위해 영업을 중단했다. 이마트 마포공덕점은 23번째 확진자 방문으로 지난 7일부터 임시 휴점을 한 상태다. 이마트는 8번 확진자과 12번째, 14번째 확진자 방문으로 군산점과 부천점을 임시 휴점한 이래 세 번째 영업 중단이다. 마포공덕점의 영업 재개는 보건당국 등과 논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업계는 오프라인 유통가에서 매출 감소는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초중고교는 졸업식을 온라인 생중계로 대체하거나 개학 연기 등을 하고 있으며 서강대와 건국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이 입학식과 졸업식을 일제히 취소해 대목 특수를 누릴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매장을 직접 찾는 사람은 줄었으나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커머스와 배달업계는 면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려 주문량이 일주일 만에 최대 1만4000% 이상 급증했다. 오프라인에서 빠져나간 수요가 온라인으로 몰린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1월 27일부터 2월 2일까지 일주일 간 11번가에서 팔린 마스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만4457% 폭증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에서 마스크 판매량이 30배(3000%)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5배 차이가 난다. G마켓 역시 같은 기간 마스크와 손 소독제 판매량이 각각 8716%, 1만548% 증가해 대형마트 판매고를 넘어섰다. 11번가와 G마켓의 분유, 의류, 기저귀 등 생필품 판매량도 최대 53% 껑충 뛰면서 대형마트를 찾는 발길 자체가 줄어든 만큼 다른 상품 판매량이 덩달아 증가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역 사회로 확산하면서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확진자 동선이 발표될 때마다 어느 매장이 영업을 중단할지 예측할 수 없어 노심초사하며 뉴스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전염병이 돌면서 오프라인 업체에 영향이 없을 수 없다”면서 “매출 영향 여부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매출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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