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선 칼럼] 21대 국회의원의 자격
[김효선 칼럼] 21대 국회의원의 자격
  •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
  • 승인 2020.02.07 07:05
  • 수정 2020-02-06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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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공천 열기가 뜨겁다. 앞으로 4년간 국회를 맡길 정치 지도자는 미래 가치를 실현할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여성 유권자의 입장에서 볼 때 21대 총선은 더욱 중요하다. 촛불에서 ‘미투’ 국면으로 이어진  페미니즘 대중화 이후 첫 선거이기 때문이다. 페미니즘 대중화는 성과인 동시에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던졌다. 안희정, 안태근, 이윤택, 고은 등 각계의 ‘거성’들이 가해자로 지목돼 실형을 받거나  명예를 잃었다. 21대 국회에서는  여성들이 어렵게 만들어낸 변화를 입법화 해서 구체적인 성평등 규범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일을 하기 위해서는 21대 국회의원 후보자의 자격에 페미니즘은 필수다. 

공천 과정에 들어간 정당의 인재 선발 과정을 보면 과연 21대 국회가 성평등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더불어민주당에 2호 인재로 영입된 원종건씨의 ‘미투 퇴장’과 반격을 보면 더욱 그렇다. 

야당인 새로운보수당은 창당 때  ‘젠더갈등 해소 위원회’를 설치하고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인사들을 앞에 내세우는가 하면 청년·장병을 위한 군복무제 보상 맥락에서 ‘여성희망 복무제도’ 팩키지를 내놓았다. 성평등 문제를 ‘젠더 갈등’으로 치환하는 발상은 퇴행이다.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여성 변호사 7인을 영입하며 여성친화정당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그 자리에서 성별 분업의 고정관념을 노출했다. 

‘미투’ 국면을 거침면서 여성유권자들은 많이 변했는데 정당의 현실은 여성들의 변화를 담아내기에 역부족인 것 같다. 유감스럽게도 지금 선거에서도 이런 현실이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최근 여성들이 ‘여성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페미니즘 대중화 이후의 첫 선거에서 정치적 결실을 거둬보자는 것이다. 여성정치운동은 오랫동안 여성운동의 숙제였고, 계속 크고 작은 시도를 해왔다. 기성 정치판에 ‘끼어’들어가 변화를 일으킬 것인가? 아예 새롭게 ‘판갈기’를 해야 할 것인가를 두고 오랜 논쟁과 학습을 해왔다. 17대 때는 100여명의 괜찮은 여성후보 명단을 작성해 제시하기도 했고, 그 이전 소수의 홍일점 시절에도 여성 정치인들은 여야를 넘어선 ‘여성 전선’을 구축해서 작은 변화를 이뤄내기도 했다. 사이사이에도 여성 정당을 만들어보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구체화되지 못했으며 어렵게 정계에 진출한 여성 정치인들은 소수의 여성으로 활동하는 ‘한계’를 고백해왔다.

20번의 선거를 치루면서 여성들이 내린 결론은 남성중심의 기성정당에 끼어들기로는 근본적인 판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현재 17%의 여성국회의원비율을 조금 더 개선하는 문제가 아니다. 여성들이 정치사의 주체가 되어 진정한 변화를 주도해나가야 한다는 인식이 여성정당 창당이라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나오고 있어 반갑다.   

페미니즘 대중화의 주역인 젊은 여성들과 여성정치운동의 현역과 원로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여성 정당 논의를 구체화시켜 나가고 있다.  
그동안 여성정당 논의는 소수의 여성운동가를 중심으로 담론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지금은 여성들의 정치력이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만큼 성장했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아이를 기르면서 발견하는 생활의 문제들을 정치 이슈로 연결시키며 ‘사회적 모성’의 힘을 보여주었다. 또 여성이 겪는 사회적 안전 문제와 차별 문제 등에 목소리를 내는 2030 여성들의 정치력은 페미당 창당 움직임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기성정치권에서 저마다의 개혁과 혁신이 난무하지만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그 생각이 그 생각이며 그 말이 그 말로 들린다. 이권집단의 권력욕을 미사여구로 가리는 것 아닐까 의심한다. 성평등 국회라는 햇빛을 찾아 여성 정당 창당의 길을 떠나는 여성들의 연대를 응원한다.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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