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옥/ 포천중문의과 대학 산부인과 예방의학 교실 교수

출산 직후 산모들은 공주인지 왕자인지 아기의 성별이 궁금하기보다 정상인지 아닌지를 묻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우리 엄마들이 기형아 출산에 대한 공포가 얼마나 큰 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예이다. 특히 환경오염 등 공해가 심해지면서 이런 걱정과 우려도 확산되고 있는 형편이다.

기형아, 유전적인 질병도 많아지지만 반면 의학이 발달해 산전검사를 통해 기형아를 미리 알아볼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융모막 검사(태반 조직의 일부를 떼어내 조사하는 것)·양수검사(양수 내부의 양막세포나 양수 자체를 이용한 검사) 등을 통해 하는 태아 염색체검사, 초음파를 이용한 태아의 기형검사, 그리고 다운증후군을 비롯해 뇌중격결손 등의 뇌신경계통의 기형을 포함하는 수십 가지의 태아기형을 알기 위한 모체혈청을 이용한 모체혈청 태아당단백검사 (알파피토프로테인검사), 에스트리올, hCG 검사 등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인공수정 후 착상이 되기 전에 염색체검사를 시도하는 방법도 드물게 쓰이고 있고 산모의 혈액을 정밀하게 살펴 태아의 염색체를 분석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여기서 한가지 꼭 짚고 가야할 점은 흔히 이런 검사로 모든 선천성기형을 다 알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임산부 혈액검사로는 선천성기형의 일부만을 판정할 수 있다. 물론 그 옛날에는 이 정도도 알 수 없었던 것을 발달된 검사로 시기와 정확도를 통해 명백한 기형은 물론 수십 가지는 미리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융모막 검사·양수검사도 모든 선천성기형과 우전학적 문제를 다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초음파검사 역시 일부 이상만을 발견해 낼 수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검사의 이름을 사용하기보다 두루뭉수리하게 기형아검사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임신부나 일반인들의 검사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잘 갖추어지지 않은 경향이 있다. 일반인은 실상은 그렇지 않은데 기형아검사라고 지칭하니 모든 기형아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를 하고 있다.

문제는 의사를 포함한 의료인들 역시 고민스러운 것은 정확하게 표현하자니 임산부에게 바로 그 검사의 의미가 전달되지 않아 그냥 기형아검사라고 쓴다. 또한 듣는 사람들이 간단하게 모든 기형을 알아내리라고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은 당사자인 임산부들이 정확한 지식을 알아서 필요한 검사를 가장 적당한 시기에 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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