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사망자가 중국에서 증가하는 가운데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고정 검역대 열화상 모니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br>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사망자가 중국에서 증가하는 가운데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고정 검역대 열화상 모니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br>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부 사람들이 이를 장난에 이용하고 있어 논란이 일었다. 장난 전화부터 방역복을 입고 환자를 쫓아가는 식의 낚시까지 방법도 다양했다. 가짜뉴스 확산도 심각한 상태다. 

29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20대 후반 남성 유튜버 4명이 이날 동대구역 광장에서 유튜브 업로드를 위한 영상촬영을 했다. 두 명이 흰색 방진복을 입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로 추정되는 한 남성을 뒤쫓는 내용이었다. 한 시간 이상 반복해 촬영을 이어가는 동안 SNS에서는 대구에 감염자가 나타나 격리를 거부한다는 루머가 퍼졌다. 그러나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의아하게 여긴 사람들이 경찰에 이들을 신고하며 일단락됐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동대구역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가 도주 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돼 출동해보니 유튜버 4명이 영상 촬영 중이었다”며 “불안감을 조성한 행위기는 하지만 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범죄 혐의가 없어 구두 경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광주 북부경찰서는 “중국에 다녀왔는데 우한 폐렴에 걸린 것 같다”며 119상황실에 허위신고한 A(25)씨를 경범죄 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119상황실은 A씨에게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도록 안내했으나 의심환자 추적 관찰 과정에서 내원 사실이 확인되지 않자 경찰을 통해 A씨의 출입국 이력을 조회했다. A씨는 중국을 방문한 사실이 없었으며 별다른 건강 이상 징후도 없었다. 

경남 창원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가짜 뉴스가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날 카카오톡과 SNS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우려자 발생 보고’라는 제목의 메시지가 퍼졌다. 해당 메시지에는 감염 우려자의 인적 사항과 발생 경위, 조치사항 등이 포함됐다. 

경찰 확인 결과 메시지 내용은 사실이 아니었다. 그러나 해당 메시지에 언급된 보건소와 병원에는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가 빗발쳤다. 병원과 보건소는 가짜뉴스 유포자를 찾아달라고 수사를 의뢰했다. 

광주광역시에서도 광산구 소재 종합병원 두 곳이 의심환자를 격리했다는 소문이 퍼졌으며, 경기도 안양시와 울산광역시에서도 의심 증상자들이 발생했다는 헛소문이 나돌았다. 

유튜브도 가짜뉴스 전파에 한몫하고 있다. 29일 국내 빅데이터 수집·분석 업체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부터 1월 27일까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된 온라인 정보량을 수집한 결과 19일까지 하루 평균 940건에 불과했던 정보량은 20일 8005건으로 급증했다. 이어 25일엔 전날보다 50% 늘어난 3만2,792건, 26일엔 3만8,582건, 27일엔 6만5,112건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일부 유튜버들이 조회수 등을 위해 자극적인 가짜뉴스 전파에 나선 것이다. 

일부 유튜버는 18개월 내 사망자가 650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와전 된 정보를 퍼뜨리고 우한 현지에서는 9만 명이 이미 감염됐다는 등의 내용을 사실 검증 절차 없이 업로드 하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28일 “우한 폐렴과 관련해 사회적 혼란과 국민의 과도한 불안을 야기하는 허위조작정보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와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튜브에 올라온 가짜뉴스의 경우 삭제 권고 등 시정요구를 해도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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