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성폭력 해결 위해 미국 워싱턴에 ‘김복동 센터’ 건립한다
전시 성폭력 해결 위해 미국 워싱턴에 ‘김복동 센터’ 건립한다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0.01.29 16:47
  • 수정 2020-02-03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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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1주기 맞아
제1424차 수요시위서 공개
일본군'위안부' 피해·
전쟁 성폭력 문제 등 전시
건물 매입 등 위한 모금 시작
1월 29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는 여러 단체와 시민들 약 300명이 모여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24차 정기 수요시위를 열었다. ⓒ여성신문 진혜민 기자
1월 29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는 여러 단체와 시민들 약 300명이 모여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24차 정기 수요시위를 열었다. ⓒ여성신문 진혜민 기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1926∼2019) 할머니를 기리기 위한 ‘김복동 센터’가 올해 미국 워싱턴에 세워진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대표는 1월29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린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24차 정기 수요시위에서 김복동 센터 건립을 위한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미국을 순회하며 대학, 시민들을 대상으로 영화 ‘김복동’ 상영회를 열었다”며 “가장 부끄러웠던 것은 시민들이 ‘왜 세계 어디를 가도 유태인이 당했던 역사는 뮤지엄으로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는데 왜 아시아에서 그 수많은 여성이 겪은 인권 침해 범죄는 기억하지도 재현하지 않고 있냐’고 되물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부끄러움으로 우리는 다가오는 11월25일 여성폭력추방의날에 미국 워싱턴에 김복동 센터를 세우고 그 곳을 기점으로 세계 각지에 김복동센터를 세워 이제 김복동의 정신을 세계 미래 세대들과 나누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복동 센터는 우간다 내전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우간다에 세울 예정이었다. 정의연은 “일본 정부의 압력이 우간다 피해생존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러 센터 설립을 하지 못하게됐다”고 밝혔다.

1월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도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해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구호를 외쳤다. ⓒ여성신문 진혜민 기자
1월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도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해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구호를 외쳤다. ⓒ여성신문 진혜민 기자

 

미국에 건립될 김복동 센터는 온·오프라인 아카이브,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와 전시 성폭력 문제 전시실, 교육 공간 등으로 구성된다. 정의기억연대는 용지 매입과 리모델링, 전시공간 설치 등을 위한 모금운동에도 나선다. 현재 마리몬드, 이솔화장품, 한국노총 금융산업노조, 의료산업노련, 연세의료원노조 등이 모금운동에 동참했다. 이 밖에 개인 단위 모금도 받는다. 모금에 참여하는 단체와 개인은 김복동 센터에 마련될 기부자의 벽에 이름이 새겨질 예정이다.

한편, 이날 경기역사교육실천연구회의 주관으로 열린 수요시위에는 약 300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모여 일본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종관 경기역사교육실천연구회 회장은 “화성시 창의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데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작년부터 집회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할머니들의 말씀을 평화의 민주의 인권의 역사임을 학생들과 나누고 잘 가르치려고 계속 참여하겠다”고 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인천 부평구 도토리학교에 다니는 김민성씨는 “19명의 생존 할머니들께서는 하염없이 일본의 사죄를 기다리고 있다”며 “함께 하는 우리가 있고 후배들이 있기 때문에 진심 어린 사죄를 받을 때까지 잊지 않고 함께 하겠다”고 했다.

안양여자고등학교 3학년 임소민씨도 “할머니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 전체의 문제”라며 “나는 안양시 청소년 평화나비 대표로서 많은 행사를 기획하는데 시민들의 외면해 속상한 적이 많지만 할머니들의 말씀으로 버텨 앞으로도 돕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요시위에는 김복동 할머니 1주기를 맞아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에 김복동 할머니의 초상화를 기증한 홍일화 작가도 참석했다. 한국과 프랑스에서 다양한 미술작품을 작업하고 있는 홍 작가는 “20년 동안 여성에 대한 작업을 했다”며 “그동안은 여성의 외적 부분에 대해 작업했다면 이번에는 여성인권에 초점을 맞춰 또 다른 관점으로 작업해 초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1월 29일 집회에는 김복동 할머니 1주기를 맞아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에 김복동 할머니의 초상화를 기증한 홍일화 작가가 참석했해 발언했다. (오른쪽)  ⓒ여성신문 진혜민 기자
1월 29일 집회에는 김복동 할머니 1주기를 맞아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에 김복동 할머니의 초상화를 기증한 홍일화 작가가 참석했해 발언했다. (오른쪽)  ⓒ여성신문 진혜민 기자

 

한편 매주 수요시위에서는 일본군‘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날은 고 황선순(1926~2015) 할머니가 소개됐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남동생과 둘이서 남의집살이를 했던 황선순 할머니는 18세가 되던 해에 조선 남자가 접근해 “부산 고무공장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해 남동생을 떼어놓고 그 조선 남자와 일본 남자 두 명을 따라갔다. 조선 남자는 부산에서 사라지고 할머니는 자신을 포함 여성들이 남양군도 나우르섬으로 강제 동원돼 일본군성노예 생활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전쟁이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온 황선순 할머니는 정부에서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신고를 받는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같은 마을 사람으로 인해 알게 돼 2005년 일본군‘위안부’피해자로 등록했다.

다음은 제1424차 정기 수요시위 성명서 전문.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1424차 정기 수요시위 성명서

2020년 민족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 할머니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다 할머니께서 생전에 원했던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를 받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나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할머니 사망 소식에 슬퍼할 겨를도 없이 우리는 다시 이곳에 모였다 약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외쳤던 구호를 다시 한 번 힘차게 외친다.

“전쟁 범죄 인정”, “진상 규명”, “공식 사죄”, “법적 배상”, “이 땅에 평화를 할머니들에게는 명예와 인권을”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 할머니들은 일본 제국주의 전쟁에서 희생된 전시 성폭력 피해자이다 그들은 일본의 침략 전쟁에 강제 동원되어 참혹함과 비인간성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할머니들은 삶이 무참히 유린당하고 평생 고통 속에 살아오시면서 자신의 고통이 또 다른 사람에게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일본군 전쟁 범죄를 증언하고 일본 정부에 사죄를 요구하셨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전국과 해외 곳곳을 다니며 일본 정부의 전시 성폭력 만행을 알리고 일본 정부에게는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고 가해국으로서 법적 배상을 요구했다 일본 정부의 온갖 추악한 방해 공작과 망언에도 굴하지 않은 할머니들의 용기에 평화와 인권을 바라는 많은 시민도 이곳 평화로에서 할머니들과 함께 2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일본군 성노예제 진실을 알리고 평화를 향한 목소리를 내며 끊이지 않는 투쟁을 벌여왔다 그동안 진행해온 할머니들의 삶과 투쟁은 우리가 기억해야 할 평화와 인권의 역사 그 자체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자신들이 저지른 반인도적인 전쟁 범죄를 부정하고 망언을 일삼고 있다 일본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사죄하기는커녕 전쟁 중에 벌인 일본군성노예제라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다시 전쟁을 향한 야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 평화를 바라는 국제 사회의 일본군성노예제 범죄에 대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여전히 귀를 닫고 눈을 가리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는 세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공감과 지지를 받고 있다 일본 정부의 과거사에 대한 성찰과 반성과 사죄 없이 화해와 용서는 불가능하며 보편적 인권이 보장되는 평화로운 인류사회도 실현될 수 없다. 일본 정부는 지금이라도 하루 빨리 침략 전쟁을 벌이며 저지른 추악하고 반인륜적인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공식 사죄를 해야 한다.

이제 우리 곁에 남아 계신 할머니는 열아홉 분이다 더는 시간이 없다 할머니들이 바라던 평화와 인권이 보장되는 세상을 이곳에 모인 우리가 이루어드려야 한다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 할머니들이 꿈꾸었던 전쟁 없는 평화의 세상을 만들고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염원하는 모두의 뜻을 담아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일본 정부는 반인도적인 전쟁 범죄를 인정하라!

하나 일본 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죄하라!

하나 일본 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법적 배상하라!

하나 한국 정부는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위해 피해자 중심주의에 따라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라!

2020년 1월 29일

©정의기억연대
©정의기억연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제 차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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