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한항공 노동조합에 따르면 오는 30~31일 하루 2편씩 총 4편으로 운항하는 우한 전세기에 노조 간부들과 대의원들이 승무원으로 자원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정부가 중국 우한시에 고립된 700명 가량인 한국인 수송을 위해 대한항공 전세기를 네 차례 급파하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대한항공 노동조합 소속 간부·대의원 승무원들이 스스로 전세기 비행에 동참하기로 해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29일 대한항공 노동조합에 따르면 오는 30~31일 하루 2편씩 총 4편으로 운항하는 우한 지역 전세기에 노조 간부들과 대의원들이 승무원으로 자원했다고 밝혔다. 해당 전세기에서 탑승할 승무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노조 객실지부장, 객실사무차장 등 상근 간부 3명과 대의원 10명 등 약13명이 전세기 근무자로 자원했으며 지원자들과 노조 간부들로 구성할 것이라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객실 승무원은 좌석이 승객과 분리된 조종사와 달리 우한 교민들과 직접적인 접촉이 불가피한 만큼 승무원들이 전세기 탑승을 꺼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노조 소속 베테랑 직원들이 먼저 제안하면서 교민 수송 업무에 차질을 덜게 됐다. 교민들과 접촉으로 인한 우한 폐렴 감염 우려가 높은데도 국가적 재난에 발벗고 나선 것이다.

이같은 노조의 결정은 회사와 굳건한 신뢰관계에 기반한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이 지난 2017년 취임한 이후 한 차례 파업 위기를 맞았지만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위기를 넘겼고 이후 중요 현만마다 상호 협의 하에 결정을 내리고 있다. 이번 결정에 조 회장을 중심으로 노사간 쌓은 신뢰가 우한 폐렴의 비상 상황에서 돌파구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외교부 임차 전세기 탑승 동의서’에 서명하고 잠복기 등을 고려해 귀국 당일부터 최소 14일 동안 지정시설에서 격리 생활을 해야 한다. 왕복 비행을 한 차례 마친 승무원들은 한국 도착 이후 별도로 격리돼 생활해야 한다. 회사는 이후 휴일 지급 등 이들의 희생 정신에 보답하기로 했다.

우한 전세기는 혹시 모를 기내 감염을 막기 위해 승객 간 자리 간격에 여유를 두고 1명의 승무원이 승객 50명을 담당할 전망이다. 정확한 기종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A333(약 300명 탑승)과 B744(약 400명) 기종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우한 주재 대한민국 총영사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밤 기준 693명 교민들이 전세기 탑승을 신청했다. 신청 누락 인원이 있을 수 있고 중국 국적자와 37.5도 이상 발열과 구토, 기침, 인후통, 호흡 곤란 등 의심 증상자와 자격 조건 미부합자 등을 감안하면 탑승 규모는 조정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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