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강조하던 원종건, ‘미투’ 고발에 자진 하차… 당원들 “검증했나?”
‘페미니즘’ 강조하던 원종건, ‘미투’ 고발에 자진 하차… 당원들 “검증했나?”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0.01.28 10:57
  • 수정 2020-01-29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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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인 데이트폭력·가스라이팅 폭로글
논란 하루 만에 자진 하차 기자회견
당원 게시판에 지도부 비판 쏟아져

 

미투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2번째 영입인재인 원종건씨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하겠다고 밝힌 후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미투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2번째 영입인재인 원종건씨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하겠다고 밝힌 후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미투(#Metoo)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 원종건(27)씨가 1월28일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반납했다. 불출마도 선언했다. 21대 총선 영입인재 중 처음으로 자진 하차한 사례다.

민주당은 4·15 총선에 대비해 소위 ‘이남자’(20대 남성)의 대표로 원씨를 영입했다. 원씨는 역경 극복의 아이콘으로 언론에 소개됐다. 14년 전인 2005년 시각장애인 어머니와의 이야기로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의 ‘눈을 떠요’ 코너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경희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한 원씨는 이베이코리아 기업홍보팀 소셜임팩트 담당으로 근무하던 원씨는 민주당의 제안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20대 남성을 대표해 영입된 원씨는 페미니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또 다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원씨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페미니즘 정책에 대한 20대 남성의 반감에 대해 “페미니즘 목소리가 이 사회에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 살펴보면, 반영률 자체는 실제 높지 않다”면서 “(페미니즘 이슈를) 언론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공론화하는지, 이를 정치권에서 얼마나 정책과 법안으로 연결시키는지를 점검해서 반영률을 오히려 높여야 한다. 그건 21대 국회가 반드시 해야 할 숙명이자,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페미니즘을 강조하던 원씨는 데이트폭력과 가스라이팅 논란으로 자진 하차하게 됐다.

논란은 원씨의 과거 여자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가 1월27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원씨로부터 데이트폭력을 당했다는 글을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A씨는 “1년 가까이 교제하면서 원씨를 지켜본 결과 그는 결코 페미니즘을 운운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면서 자신의 폭로를 뒷받침할 증거라며 폭행 피해 사진, 메신저 대화 캡처 등을 제시했다. 해당 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원씨 영입을 재검토하라" "검증을 제대로 하라"는 글이 수백 개 올라왔다.

원씨는 논란이 일어난지 하루 만인 2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에서 “더불어민주당 21대 총선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저와 관련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며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진 않았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아무리 억울함을 토로하고 사실관계를 소명해도 지루한 진실공방 자체가 (당에) 부담을 주는 일이다. 그건 견디기 힘들다”고 했다.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검증 단계에서는 이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며 "그 영역까지 우리가 검증을 할 수 있는지를 미리 염두에 두지 못해 미안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원씨의 미투 고발 관련 입장 전문.

 

저는 오늘 더불어민주당 21대 총선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습니다.

한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저와 관련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습니다. 그 자체로 죄송합니다.

올라온 글은 사실이 아닙니다.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는 않았습니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합니다.

그러나 제가 민주당에 들어와 남들 이상의 주목과 남들 이상의 관심을 받게 된 이상 아무리 억울해도 남들 이상의 엄중한 책임과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게 합당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에게 손을 내밀어준 민주당이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제가 아무리 억울함을 토로하고 사실관계를 소명해도 지루한 진실공방 자체가 부담을 드리는 일입니다. 그걸 견디기 힘듭니다.

더구나 제가 한때 사랑했던 여성입니다. 주장의 진실 여부와는 별개로 함께 했던 과거에 대해 이제라도 함께 고통받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명예로운 감투는 내려놓고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겠습니다. 홀로 진실을 밝히고 명예를 회복하겠습니다.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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