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전 KT회장도 무죄
KT에 딸을 부정채용에 개입한 의혹으로 재판을 받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석채 KT 전 회장이 1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돼 파장이 일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신혁재)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김성태(62) 의원과 김 의원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이석채(75) 전 KT회장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판결 결과를 좌우한 것은 서유열 전 KT 사장의 증언이 핵심이었다. 서 전 사장은 재판 과정에서 일관되게 이 전 회장과 김 의원이 2011년 5월 14일 여의도 일식집에서 김 의원 딸을 채용하는 대가로 이 전 회장의 국감 출석을 빼주기로 거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 전 회장과 만난 시기가 2009년 5월 14일이라고 맞섰다. 해당 날짜에 여의도 일식집의 서 전 사장의 영수증 내역을 그 근거로 삼았다. 김 의원의 딸이 2011년 비정규직에 채용된 후 2012년 정규직 전환된 만큼 2009년 만남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하지만 재판부는 “서유열 증인은 김 의원과 이 전 회장이 2011년 만나 딸 채용을 청탁했다는 취지로 증언했지만 카드 결제 기록 등을 보면 (김 의원의 딸이 대학을 졸업하기 전) 2009년 이 모임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증거를 토대로 보면 이 전 회장이 김 의원의 딸 채용을 지시했다는 서유열 증인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성태 딸이 다른 지원자들보다 특혜받아 취업한 것은 맞지만 이 전 회장이 김 의원에게 뇌물을 공여했다는 혐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이 전 회장의 뇌물공여 행위가 증명되지 않는다면 김 의원의 뇌물 수수 행위도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재판부는 무죄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 전 회장이 김 의원 딸의 계약직 채용 근무와 관련해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지만 재판부는 인재경영실 직원 등 진술에 비춰볼 때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 재판부 측 판단이다.
김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간사였던 2012년 국정감사 기간에 이 전 회장의 국감 증인채택을 무마해주고 대가로 딸을 정규직 채용 형태이라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재판에 넘겨졌다.
김 의원의 딸은 2011년 KT 스포츠단에 파견 계약직 형태로 입사해 2012년 KT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면접에 불참했음에도 최종 합격, 정규직에 합격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 딸은 입사 지원서를 내지 않았고 적성검사에 응하지 않았지만 정규직 전환이 됐다. 검찰은 김 의원의 딸이 부정하게 정규직으로 채용됐다고 판단해 이 회장이 정규직 채용 형태 뇌물을 지급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김 의원에게 징역 4년, 이 전 회장에게 징역 2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에 따르면 2012년 상반기 KT대졸 신입사원 공채에서 3명, 하반기 공채에서 5명, 2012년 홈고객부문 공채에서 4명이 부정채용됐다고 확인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무죄 선고 이후 법정에 찾아온 장제원 의원과 감싸안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선고공판을 방청하기 위해 법정을 가득 채운 김 의원의 지지자 50여 명은 ”김성태 파이팅“ 등 판결 결과에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법정을 나서면서 ”검찰은 7개월 간 강도 높은 수사와 6개월 간 재판 과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를 처벌하려고 했다며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특별한 처벌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실체적 진실이 밝혀진 만큼 4월 총선에 매진해 문재인 정권의 독단과 전횡에 강력하게 맞설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