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13일 한국은행은 BOK경제연구 ‘인구고령화가 실질금리에 미치는 영향(권오익, 김명현)’에서 인구고령화가 실질금리에 미친 영향을 우리나라에 맞게 설정된 생애주기모형을 통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64세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995년 9.6%에서 2015년 19.4%로 오르면서 실질금리가 1995년에서 2018년까지 23년간 3%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인구고령화로 우리나라 실질금리가 1995년 이후 23년간 3%P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구구조 변화가 저축 규모를 늘려 이자율이 낮아지면서 인구 고령화가 저금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은행은 BOK경제연구 ‘인구고령화가 실질금리에 미치는 영향(권오익, 김명현)’에서 인구고령화가 실질금리에 미친 영향을 우리나라에 맞게 설정된 생애주기모형을 통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64세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995년 9.6%에서 2015년 19.4%로 오르면서 실질금리가 1995년에서 2018년까지 23년간 3%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실제 실질금리는 약 9%에서 0.4%로 8.6%P 하락했다. 실질금리 하락 중 약 34.8%가 인구 고령화 때문에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실질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는 배제하고 기대수명과 인구증가율, 노령인구 부양비율 등 인구고령화에 따른 변수만을 연구에 반영했다.

실질금리는 통화안정증권 1년물 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값으로 경제 주체들이 체감하는 금리 수준이다. 기업이 공장 등 생산 설비투자를 늘릴 때 영향을 주는 지표다.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990~1995년 72.85세였던 기대수명은 2015~2020년 82.44세로 늘었다. 같은 기간 세계 평균 기대수명은 64.59세에서 71.95세로 늘었다.

한은은 은퇴 이후 생존 기간이 늘어나면서 기대수명 증가가 저축을 늘리고 소비를 줄이면서 이로 인해 실질금리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저축률을 부정적으로 볼 수 없지만 늘어난 자본이 투자로 가지 않고 가계나 기업에 남는 돈이 많아져 금리가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자산 축적을 위한 저축 증가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실질금리 하락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질금리 하락은 나라 경제에 좋은 신호는 아니지만 당분간 고령화 추세를 제어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서다. 2019년 1~10월 누적 인구 증가 폭은 1만5376명으로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권오익 부연구위원은 “향후 인구 고령화가 지속될 경우 실질금리가 현 수준에 비해 하락할 수 있다”면서 “다만 실질금리 하락에 주도적 영향을 미치는 기대수명이 크게 늘지 않는다면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