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주년 수요시위 “일본은 전쟁범죄 인정하라”
28주년 수요시위 “일본은 전쟁범죄 인정하라”
  • 김서현 기자
  • 승인 2020.01.08 14:13
  • 수정 2020-01-10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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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장기 집회 기록 갱신 중
총 인원 120만명 헤아려
부모 손잡은 4살 어린이부터
백발 노인까지 한목소리
8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21차 수요시위에 4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김서현 기자
8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21차 수요시위에 4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김서현 기자

비온 뒤 매서운 한겨울 찬바람도 28년째 날아오르는 평화나비의 날개짓을 꺾지 못했다. 

1992년 첫 수요시위에 참가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했던 28세의 윤미향 한국정신대대책문제협의회 간사는 56세의 정의기억연대 대표이사로 시위에 참가했다. 그 해 태어나 청년이 된 사람들도 “일본은 사죄하라” 목소리 높였다. 28년째 이어진 외침이었다. 

8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1421차 수요시위가 열렸다. 1992년 1월8일 첫 시위가 열린지 만 28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 수요시위 28주년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동시에 시위가 열렸다. 일본 도쿄 등 6개 도시와 미국 워싱턴 D.C 등 3개 도시에서 시위가 열렸다. 또 필리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단체 ‘릴라필리피나’와 콩고 민주공화국 전시성폭력 피해 여성 지원단체 ‘레메드’ 외 2개 단체 등에서도 연대 성명을 발표하고 영상을 보내왔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은 “지난 28년 동안 일본의 근본적인 태도는 변하지 않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했다”고 말했다. 정의기억연대는 수요시위 참여인원이 연간 5만명 정도라고 밝혔다. 시위 초기규모가 작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28년간 연인원 120만명 이상이 참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이사는 ‘위안부’ 피해를 공론화하기 위해 노력했던 인권운동가 고 김복동씨 등 피해자 6명의 이름을 부른 뒤 지난 28년간 시위에 참가한 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 한국염 목사 등을 소개했다. 윤 대표는 “어떤 전쟁에서도 여성들이 성폭력
을 입지 않도록, 더 나아가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세계를 돌고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안부’ 피해자인 인권운동가 이용수씨는 시위에 모인 사람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씨는 “작년 12월 우리나라 헌법재판소에서 내린 한·일 ‘위안부’ 합의 각하 결정을 환영한다”며 “세계 평화를 위해 일본은 우리 ‘위안부’ 역사 기록물을 유네스코에 등재하는 것을 협조해라. 또 정부는 한·일 합의로 받은 10억엔 전액을 이번 3.1절 전까지 일본에 반환해라”라고 요구했다. 올리베따노성베네딕토수녀회 종신서원예정반의 수녀들도 단상에 섰다. 이들은
일본의 전쟁범죄 인정과 배상을 요구하며 노래를 불렀다.

자유발언에는 1992년 태어났다고 밝힌 마리몬드 소속 곽소연씨가 나섰다. 곽씨는 “내가 태어난 해 시위가 시작돼 청년이 된 오늘까지 시위가 계속 됐지만 가해국인 일본은 여전히 전쟁범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일본은 지난날 전쟁 범죄를 인정하고 사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창여자고등학교의 박민정(18)씨와 성희승(17)씨는 “평생 기억하고 공식사과를 요구하겠다. 우리가 함께 나비가 되겠다”고 밝혔다. 군산고등학교 민주시민동아리 소속 최지훈(17)씨는 “28년간 긴 세월 동안 제대로 된 사과도 받지 못한 것이 죄스럽지만 우리는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힘차게 행동해왔던 것처럼 강하고 힘있게 나아가자”고 격려했다.

올리베따노성베네딕토수녀회 종신서원예정반의 수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김서현 기자
올리베따노성베네딕토수녀회 종신서원예정반의 수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김서현 기자

‘평화의 소녀상’ 옆에는 지난 28년간의 시위를 기록한 사진 백장이 전시됐다. 참가자들은 소녀상에 꽃다발을 놓고 사진에 나비 스티커 등을 붙였다. 정의기억연대는 1421차 수요시위 및 세계연대 행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일본정부는 범죄사실 인정, 공식 사죄와 배상을 포함한 법적 책임 이행을 하고 한국정부는 일본정부로 10억 엔을 반환하고 피해자중심주의 접근원칙에 근거해 일본정부의 책임 이행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일 수요집회에 맞서 수요집회 중단 등을 요구하는 맞불 시위를 놓았던 『반일종족주의』의 저자 이우연씨 등이 집회 현장에 나타났으나 시민들의 항의에 자리를 떠났다.이씨의 얼굴을 때리고 관계자들을 향해 계란을 던진 2명이 폭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는 여성단체들에 의해 1992년 1월8일 서울 종로구 평화로 한국 주재 일본 대사관 앞에서 처음 열렸다. 미야자와 기이치 일본 총리의 한국 방문을 앞두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열린 후 정기적인 시위가 됐다. 2002년 3월 500차 사위를 맞으며 단일 주제 세계 최장기간 집회 기록을 갱신했고 매주 기록이 세워지고 있다. 

매주 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일본군 ‘위안부’ 범죄 사실인정 △진상 규명 △일본 정부의 사죄 △법적 배상 △역사 교과서 기록 △위령탑및 사료관 건립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
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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