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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다룬 영화 '스포트라이트' 스틸 이미지

미국 노스 다코타주의 가톨릭 교구 2곳의 정청이 지난 12월 31일 (현지시간) 아동에 대한 성추행 혐의가 실체로 드러난 성직자들 53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파고 교구의 존 폴다대주교는 성명을 발표하며 이번 명단이 1950년대 이후로 일어난 모든 성추행 사건의 기록들을 “철저하게 검토한 결과”라고 했다.

비스마크 교구의 데이비드 케이건 대주교는 1989년 이후로는 이 교구 내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성추행 혐의가 실제로 밝혀진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노스 다코타주 동부의 파고 교구와 겹친 지역에도 해당되는 것인지 파고 교구 대변인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발표된 명단에는 파고 교구의 31명과 비스마크 교구의 22명의 사제 이름이 기재돼 있다. 그 가운데 일부는 노스 다코타주에서 사제 서품을 받지 않고 다른 곳에서 받은 뒤에 이 곳에 부임한 사람들이다.

케이건 주교는 “이런 추문은 한 명의 사제라도 너무 많은 것인데, 일부의 무책임하고 몰지각한 행동으로 교회는 큰 상처를 입었고 치유와 화해의 책임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스다코타주 정부의 웨인 스테네임 법무장관은 성명을 발표해 그 동안 주 검찰이 문제의 교구들이 속해 있는 행정구역 내에서 이 문제로 철저한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번 명단에 들어있지 않은 미확정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도 추가로 사제들을 조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스다코타의 교구들은 성추행 사실을 공개한 148번째와 149번째 교구라고 성직자 성추행을 조사하는 웹사이트 (BishopAccountability.org)의 창설자 테렌스 메키먼은 말했다. 테렌스 메키먼은 이번에 발표된 명단에 자신들이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이름들이 포함된 것으로 보아 모든 조사와 발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교구마다 성추행을 판단하는 잣대가 다른데 그 중 신도 7만명의 파고 교구와 신도 6만2000명의 비스마크 교구에서는 이 전에는 소속 사제들의 사생활 침해 우려를 이유로 명단 공개를 꺼렸다.

하지만 교회는 성직자 사생활 보다 어린이에 대한 성추행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이들은 아동 성추행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파고 교구의 명단에는 전 주지사 조지 시너의 동생인 리차드 시너 신부도 포함돼 있다. 그는 1952년 사제 서품을 받고 복무하다가 2004년에 숨졌지만 결국 교구 성직자 명단에서 제명됐다. 조지 시너 주지사도 지난 2018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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