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선사 첫 여성 선장

국적선사 첫 여성 선장인 전경옥씨가 ‘현대 커리지(HYUNDAI COURAGE)’호에서 포즈를 취했다.ⓒ현대상선

“여전히 바다가 여성에게 좁은 문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성별로 기회 자체를 박탈하거나 차별하는 관행이 깨지기를 바랍니다.”

해운업계 금녀의 벽이 30년 만에 깨지며 첫 여성 선장이 탄생했다.

현대상선은 26일 여성 선장으로 승선 경력 11년차 전경옥(38세)씨를 임명했다. 국적선사에서 여성 선장이 나온 것은 지난 1991년 한국해양대학교가 여성 입학을 허용한 이래 약 30년 만에 처음이다.

전 신임 선장은 2005년 2월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경찰학과를 졸업한 후 현대상선에 3등 항해사로 입사했다. 이후 2006년 2등 항해사, 2008년에는 1등 항해사로 승진했다. 입사 후 11년간 벌크선 1년 근무 외 줄곧 컨테이너선만 타온 베테랑이다. 선박에서 선장은 모든 승무원을 지휘 · 통솔하고, 선박의 안전 운항과 선적화물을관리하는 최고 책임자다.

항해를 나서면 최소 수 주, 수 개월에 거쳐 바다에서 머무는 해운업 특성상 여성들이 승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성이 해양대학교에 금녀의 벽을 뚫고 입학한 지 30년이 된 시점에 여성 선장이 탄생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전 선장은 밝힌 바 있다.

국적선사 첫 여성 선장에 오른 전 선장은 “10년 후 더 많은 여성후배들이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이 직업을 유지할 수 있기를, 그들이 캡틴(CAPTAIN)이 된 일이 더 이상 기사거리가 되지 않는 양성 평등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하며 저 또한 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전 선장은 중동 항로인 KME(Korea Middle-East Express) 노선에 투입된 8,600TEU급 컨테이너선 ‘현대 커리지(HYUNDAI COURAGE)호’에 승선 중이다.

현대상선에는 지난 12일 국적선사 첫 여성 선장과 기관장에 임명된 고해연씨를 비롯해 총 8명의 여성 해기사가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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