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자 10명 중 3명 ‘하향취업’…한은, "일자리 사다리 작동 못 해"
대졸자 10명 중 3명 ‘하향취업’…한은, "일자리 사다리 작동 못 해"
  • 조혜승 기자
  • 승인 2019.12.23 10:09
  • 수정 2019-12-23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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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하향취업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조사국 모형연구팀 오삼일 과장, 강달현 조사역)에 따르면 대졸취업자 수 대비 하향취업자 수로 정의한 하향취업률이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증가하며 올해 3월부터 30%를 돌파했다. ⓒ뉴시스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취업자 가운데 약 30%가 고학력이 필요없는 직업으로 하향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하향취업은 취업자의 학력이 일자리가 요구하는 학력보다 높은 경우를 뜻한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안 되는 취업난으로 과거 고졸자들이 일하던 자리로 대졸자들이 밀려나는 비율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대학진학률이 70%인 OECD 1위인 한국의 학력과잉 문제가 반영됨은 물론 하향취업자 중 85.6%가 하향취업을 벗어나지 못해 일자리 사다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하향취업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조사국 모형연구팀 오삼일 과장, 강달현 조사역)에 따르면 대졸취업자 수 대비 하향취업자 수로 정의한 하향취업률이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증가하며 올해 3월부터 30%를 돌파했다. 하향취업률은 금융위기 당시 큰 폭으로 증가한 후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2월(23.93%) 대비 6.59%P가 커졌다. 고학력 일자리 증가(수요)가 대졸자 증가(공급)를 따라가지 못한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 간 미스매치 때문으로 해석된다.

연구진은 적정취업은 요구되는 학력에 걸맞은 일자리를 구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대졸취업자가 직업분류상 관리자, 전문가 및 사무종사자로 취업하면 적정취업으로 분류하고 그 외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 농립어업 숙련 노동자, 기능 근로자 등 직업을 가지면 하향취업으로 분류했다. 일례로, 대졸자가 대졸 학위를 요구하지 않은 매장 판매직이나 서비스직에 대졸자가 종사하는 경우 하향취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학력 일자리 수요가 대졸자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배경에는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 반영됐으며 2000~2018년 중 대졸자는 연평균 4.3%가 증가했지만 적정 일자리는 2.8%가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전공별로는 의약과 사범 등 전공과 직업간 상관관계가 높은 경우(10% 이내)를 제외하면 대체로 인문, 사회, 예체능, 이공계열에서 하향취업률이 30% 내외로 높았다.

하향취업자 중 85.6%는 1년 뒤 하향취업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뒤 하향취업 대졸자가 1년 뒤 적정 일자리를 찾아간 비율은 4.6%에 그쳤고 미취업전환자 비율운 9.8%였다. 10명 중 1명은 1년 뒤 회사를 그만두고 무직이란 말이다. 2년 뒤와 3년 뒤 적정 일자리를 찾아간 비율은 각각 9.0%, 11.1%였다.

보고서는 또 하향취업률이 청년층 외 장년층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장년층이 은퇴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하향취업자의 평균임금은 2004~2018년 평균 177만원으로 같은 기간 적정 취업자 평균임금 284만원보다 38% 임금 손실을 보고있는 것으고 나타났다. 적정취업을 한 대졸자는 12% 정도 임금 프리미엄이 붙지만 하향취업자는 대졸에 따른 임금 프리미엄이 없었다.

한은 관계자는 “하향취업이 일자리 사다리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이 같은 노동시장의 문제는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진입할 때 신중한 태도를 취하도록 하는 요인”이라며 “직업교육 강화, 과도한 스펙 요구 완화 등 노동시장 제도를 개선해 직업 간 원활한 노동이동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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