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차 윈문화포럼
김자경오페라단 예술감독 정지철 감독
‘With Opera, 문화 예술의 보석 오페라’

김자경 오페라단의 김자경 예술감독이 12월19일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한양타워에서 열린 제51차 윈문화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여러 오페라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여성신문
김자경 오페라단의 정지철 예술감독이 12월19일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한양타워에서 열린 제51차 윈문화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여러 오페라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여성신문

영화 ‘쇼생크탈출’(1994)에서 감옥에 갇힌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팀 로빈슨)은 우연히 LP판을 발견하고 교도소 오디오 전축에서 튼다. LP판에서 나오는 노랫소리에 교도소 내 죄수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음악에 빠져든다.

이 장면에 나오는 음악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편지 이중창’으로 불리는 ‘산들바람은 부드럽게’이다. 교도소 소장이 와서 음악을 끄라고 소리친다. 앤디는 문을 잠근 채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소장을 바라보며 음악 볼륨을 높인다. 이 영화 감독(프랭크 다라본트)은 이 장면에 왜 ‘피가로의 결혼’을 넣었을까.

김자경 오페라단 예술감독인 정지철 감독은 이 장면을 놓고 “‘알 사람은 알아라’는 감독의 의도가 있다”고 했다. 그는 “프랑스 극작가 보마르셰가 쓴 희곡”이라며 “나중에 나폴레옹은 1789년 프랑스 혁명의 시작이었다고 말한다”고 했다.

19일 서울시 송파구 문정도 한양타워에서 열린 제51차 윈(WIN) 문화포럼에서다. 정 감독은 경원대학교 음대를 거쳐 이탈리아 로비고 국립음악원을 졸업했다. 현재 오페라 해설가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이날 ‘With Opera, 문화 예술의 보석 오페라’라는 주제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내용과 탄생 배경에 대해 강연했다.

김자경 오페라단의 김자경 예술감독이 12월19일 제51차 윈문화포럼에서 'With Opera, 문화 예술의 보석 오페라'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여성신문
김자경 오페라단의 정지철 예술감독이 12월19일 제51차 윈문화포럼에서 'With Opera, 문화 예술의 보석 오페라'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여성신문

‘피가로의 결혼’은 과거에는 이발사였으나 현재는 알마비바 백작의 하인이 된 피가로와 백작의 시녀인 수산나와의 결혼을 다룬다. 백작은 부인(로진) 관계가 서먹해지자 백작은 시녀 수산나에게 밀회를 요구한다. 피가로와 수산나는 백작부인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고 여러 술책을 써 백작의 바람기를 혼내준다.

정 감독은 “극중에서 피가로는 백작에게 “‘모든 것을 갖기 위해 노력한 게 뭐가 있지? 엄마 배 속에서 태어난 건 밖에 없잖아’라고 말한다. 그 당시에는 엄청난 도전이었다”며 “그때 피가로의 표정이 ‘쇼생크탈출’에서 앤디가 소장 앞에서 지은 표정이다. 만약 우리가 이 오페라를 잘 알고 있었다면 앤디가 (영화 속에서) 오페라의 한 장면을 트는 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었을까”라고 했다.

정 감독은 1800년대 활약한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도 소개했다. 1813년에 태어난 페르디느 후원을 받아 작곡가로 성장한다. 23세에 결혼을 하지만 4년 만에 딸 한명과 아들 한명과 아내를 잃는다. 삶을 포기하려고 했지만 오페라를 만들면서 재기한다. 특히 ‘나부코’(1842년)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통일 의지를 담아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인기를 끈다. 사람들은 베르디를 ‘비바! 바르디’(바르디 만세!)라고도 불리기도 했다.

정 감독은 베르디가 작곡한 ‘여자의 마음’이라는 곡을 영상을 통해 들려줬다. 여자를 밝히는 만토바 공작이 변하기 쉬운 여자의 마음을 노래한 것이다. 베르디의 오페라 ‘리골레토’ 중 3막이다. 정 감독은 “남자들은 (여자가 나를) 사랑하는지 사랑하지 않는지 확인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똑같을 수 있겠나”라며 “공작은 ‘내가 좋아하면 되는 거다. 여자가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내가 좋아하면 된다’고 한다. 이런 마음가짐이 있어야 바람둥이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정 감독은 “제가 이 나라에 살면서 불경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다. 늘 불경기이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이만큼 살면서 불경기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페라를 통해서 (삶을) 돌아보려고 마음먹지 않으면 우린 평생 죽을 때까지 불경기라고 생각한다. 뭔가 풍성한, 내 정서에 위로가 되는 걸 갖춰야겠다면 저는 오페라를 적극적으로 권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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