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기 꼬챙이 꿰어 개 도살하는 행위는 잔인한 방법” 유죄 판결
법원 “전기 꼬챙이 꿰어 개 도살하는 행위는 잔인한 방법” 유죄 판결
  • 김서현 기자
  • 승인 2019.12.20 16:13
  • 수정 2019-12-20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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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전기도살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유죄 판결이 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동물권행동 카라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유죄 판결 환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개 전기도살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유죄 판결이 난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동물권행동 카라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유죄 판결 환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6년에 걸쳐 150여 마리의 개에게 전기가 통하는 쇠꼬챙이를 주둥이에 꿰어 도살해 동물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개 농장주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부장 김형두)는 19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개농장주 이모(66)씨의 파기환송심에서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이는 유죄를 인정하나 2년간 다른 죄를 짓지 않으면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재판부는 “쇠꼬챙이를 개의 주둥이에 넣어 도살하는 행위인 전살법은 동물보호센터 운영 지침 및 미국 수의학협회에서 정하는 인도적 도살방법이 아니다”라며 “전기로 가축을 도살하는 방법으로 동물을 도축할 경우 동물이 고통을 느끼지 못하거나 고통을 최소화하는 조치가 필요하지만 피고인은 이에 대한 아무 고려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동물보호법 제10조는 동물의 도살방법을 혐오감을 주거나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해서는 안 되며 도살과정에서 불필요한 고통이나 공포, 스트레스를 주어서는 안된다고 명시한다. 

이번 재판에서는 동물보호법 제10조에 명시되는 ‘잔인’이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잔인함’에 대해 먼저 정의를 내리며 “‘잔인함’은 사전적으로 ‘인정이 없고 아주 모짊’을 뜻하는데 그에 관한 논의는 시대와 사회에 따라 변동하는 상대적이고 유동적인 것”이라며 “특정 동물에 대한 그 시대, 사회의 인식은 해당 동물을 죽이는 행위 자체 및 그 방법에 대한 평가에도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수의학과 교수 등의 증언 등을 참고해 이씨가 쓴 방법이 뇌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로 전류가 흘러 즉각적인 죽음에 이르지 못 한 채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추론했다. 실제로 이씨는 개가 죽지 않은 채 쓰러지면 전기가 잘 흐르도록 바닥에 물을 뿌리고 전기를 흘려보내는 등의 방법을 사용했다. 

앞서 1·2심에서 재판부는 이씨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개를 즉시 실신시켜 죽이는 방법으로 도축한 것으로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개를 도살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원심판결이 ‘잔인한 판결’의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며 “개에 대한 시대와 사회 인식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히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동물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은 동물의 도살방법 중 ‘즉각적으로 무의식에 빠뜨리지 않는 감전사’를 금지한다. 

이번 판결로 대다수 전살법(전기도살)으로 개를 도축하는 개 농장에 대한 단속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고 직후 동물권행동 카라와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은 유죄 판결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국화 변호사는 “이번 판결을 동물을 도살할 때 잔인한 방법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동물학대범들에게 잇따라 내려지는 실형에 비해 벌금 100만원은 미약한 처벌이나 개 식용 산업에 만연한 전기도살의 잔인성을 확인하고 생명존중 가치를 반영한 판단에서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18일 동물권행동 카라와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은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카라
18일 동물권행동 카라와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은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카라

 

한편 18일, 이들 단체는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축산물 위생관리법과 식품위생법에 따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부작위로 인해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환경권, 보건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이들은 개 식용 산업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1018명의 청구인과 함께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현행법상 개는 축산물 위생관리법상 가축이 아니며 식품위생법상 식품원료가 아니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의한 축산물 위생관리법 및 식품위생법 위반 사실에 대한 도살·유통에 대한 제재나 단속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법의 사각지대에 개가 놓여 있음으로 인해 여러 피해 사례 발생해도 이를 해결할 방안이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가장 흔한 사례는 개장수 등에 의한 반려견의 납치와 살해, 식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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