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할’ 강조 TV, ‘노골적 성차별’ 유튜브… “성평등 외쳐도 광고 속 성차별 여전”
‘성역할’ 강조 TV, ‘노골적 성차별’ 유튜브… “성평등 외쳐도 광고 속 성차별 여전”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9.12.24 09:44
  • 수정 2019-12-24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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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YWCA, 광고 모니터링
서울YWCA 대중매체 양성평등 내용분석 토론회 ‘그 광고가 왜 성차별적이냐구요?’가 18일 오후 서울YWCA 5층 다목적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정선덕 서울YWCA 여성참여위원회 부위원장, 황경희 서울YWCA간사, 박정화 인디CF 대표, 우유니게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클럽 FDSC 소속 디자이너, 편도준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실장,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여성학협동과정 부교수. ⓒ서울YWCA
서울YWCA 대중매체 양성평등 내용분석 토론회 ‘그 광고가 왜 성차별적이냐구요?’가 18일 오후 서울YWCA 5층 다목적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정선덕 서울YWCA 여성참여위원회 부위원장, 황경희 서울YWCA간사, 박정화 인디CF 대표, 우유니게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클럽 FDSC 소속 디자이너, 편도준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실장,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여성학협동과정 부교수. ⓒ서울YWCA

한 여성이 자신의 임신을 기뻐한다. 출산을 하고 자녀의 성장을 바라본다. 친정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하기도 한다. 광고 속에서 엄마는 아이의 건강을 걱정하고 가족을 적극적으로 돌보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반면 아빠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한 보험 광고의 장면이다.

서울YWCA는 이 광고에 대해 “전통적인 모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하고 육아에서 남성을 완전히 배제했다는 문제점을 지닌다”고 지적했다.

성평등을 외치는 시대, TV에서는 왜 끊임없이 성차별 광고가 방영될까. TV와 유튜브 광고 속 성차별에 대해 논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YWCA 대중매체 양성평등 내용분석 토론회 ‘그 광고가 왜 성차별적이냐구요?’가 12월 18일 오후 서울YWCA 5층 다목적실에서 열렸다.

서울YWCA가 2019년 TV광고 총 863편, TV홈쇼핑 7개 채널, 유튜브 광고 524편을 모니터링한 결과 각각 45건, 21건, 32건이 성차별적 광고였다. 서울YWCA는 성고정관념을 조장하는 광고로 ‘갤럭시 워치 시리즈’를 꼽았다. 해당 광고에서 남성은 기기를 업무 강도에 맞춰서 사용하는 반면 여성은 꾸미는데 도움을 얻기 위해 기기를 사용했다.

서울YWCA는 “남성은 직업적인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 여성들은 자신의 꾸밈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해석되며 궁극적으로 남성에게는 능력, 여성에게는 외모가 중요 가치라는 성차별적인 인식을 강화한다”고 했다. 서울YWCA가 모니터링한 TV광고에서 여성이 육아나 요리, 빨래 등 가사, 타인을 돌보는 역할로 나온 사례는 모두 32건이었다. 반면 남성은 12건에 그쳤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대체적으로 성역할 고정관념이 변화하는 사회를 광고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여성학협동과정 부교수는 “광고가 변화하는 사회와 성 역할 고정관념, 성차별 인식 등에서 지체되어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광고주나 광고제작자 입장에서는 여자에게 강인함이나 의지력 등의 남성성을 갖게 하는 것이 남자에게 부드러움이나 친절함 등의 여성성을 갖게 하는 것보다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편견이 작용한 탓”이라고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덴마크와 프랑스, 노르웨이, 영국 등에는 성차별 광고 규제가 있다. 특히 영국에서는 여성의 얼굴을 제대로 묘사하지 않는다거나 신체 일부만을 부각하는 이미지를 사용할 경우 성적 대상화 문제로 본다. 남성의 경우에도 상품과 상관없는 대상화 이미지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박정화 인디CF대표는 박 대표는 광고가 만들어지는 과정에는 광고주의 의사가 가장 크게 작용하며 빠른 시간 안에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실질적으로 광고를 검증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마케팅은 돈을 주고 하는 광고주의 의사가 모두 반영된다. 세부적인 것까지 광고주에 의해 결정된다”며 “광고주의 의사결정 목표에 따라 모든 제작이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편도준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 실장은 방송광고가 자율심의로 바뀌고 나서는 각 방송사에서도 광고 심의를 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방송 광고는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와 한국방송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세 군데에서 사전자율심의를 받을 수 있다. 별도로 각 방송사에서 자체 심의를 할 수도 있다. 그는 최근 ‘아동 성적대상화’ 논란이 인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광고에 대해서 “그 광고는 세 군데에서 심의하지 않고 방송사에서 했다. 심각하게 보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또 방송에서 광고를 막아도 최근에는 유튜브나 인터넷용 광고를 따로 제작하는데, 현재는 심의를 제대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사실상 유튜브나 인터넷에 뜬 광고 속에 성차별적인 표현이 있어도 손을 대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현재 사전 심의는 민간영역이고 사후규정은 정부 영역인데 상호보완적으로 기능해야 한다”고 했다.

우유니게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클럽 FDSC 소속 디자이너는 여성 광고기획·제작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간다면 광고에서 더 다양한 여성이 등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상상력이 아니다. 우리에겐 현실성이 필요하다. 우리가 동일시할 수 있는 여성들의 이미지가 광고에도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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