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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주일한국대사관에서 제7차 한일 수출관리정책대화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시스

한일 양국이 지난 16일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한일 통상당국의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열고 상호간 통상 갈등을 풀어보기 위해 여러 방안을 논의했으나 유의미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일본은 수출규제는 합국과 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과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에 수출관리 체제와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는 입장을 고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현지시각) 일본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제7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 대화’ 종료 후 발표문에서 “양측은 현재 국제적 안보환경 하에서 앞으로도 각각 책임과 재량 하에 실효성 있는 수출관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양국 수출관리제도와 운용에 대해 다양한 개선상황을 업데이트하는 것을 포함해 앞으로도 현안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수출관리 정책대화와 의사소통을 계속해 나갈 것을 합의했다고도 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목표인 일본 수출규제의 원상회복은 결론을 얻지 못했다.

양국은 향후 제8차 수출관리 정책대화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정책대화는 당초 예정시간인 오후 5시를 넘어 오후 8시15분쯤 약 10시간 만에 끝났다.

이번 국장급 정책대화는 지난 7월 과장급 실무회의와 비교하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일본 측의 대토 변화가 보인 점은 긍정적이다. 수출규제 조치 발표된 지난 7월 과장급 양자협의에서 음료 없이 설명회로 격을 낮춘데다 회의 시작 전 서로 인사도 하지 않아 일본 정부가 우리 정부를 홀대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정책 회의는 20명 이상이 착석할 수 있는 회의실에서 좌석마다 마이크가 구비돼 격식을 갖췄다.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던 일본이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가지야마 히로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한 것이 하나의 진전으로 3년 6개월 만의 정책대화에서 상호 수출관리 체제를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양국이 논의한 의제는 △민감기술 통제와 관련한 현황과 도전 △양국의 수출통제 시스템과 운용 △향후 추진방향 등 3가지였다. 한국의 캐치올 규제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양국은 가까운 시일 내 서울에서 제8차 수출관리정책대화를 개최하기로 했다. 24일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 회담 전에 열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일본은 7월 한국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로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고 8월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일본정부는 수출 규제 이유로 양국간 수출통제협의회가 열리지 않아 신뢰 관계가 훼손된 점과 재래식 무기에 전용될 수 있는 물자의 수출을 제한하는 ‘캐치올’ 규제 미비, 수출심사 부족 등 3가지를 거론했다. 우리 정부는 수출규제 철회와 화이트리스트 복귀를 위해 이 문제점 3개를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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