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의 젠더 폴리틱스] 추다르크의 미래
[김형준의 젠더 폴리틱스] 추다르크의 미래
  •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정치학
  • 승인 2019.12.12 07:25
  • 수정 2019-12-1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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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조국 전 법무 장관이 물러난지 52일만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판사, 국회의원으로서 쌓아온 법률적 전문성과 정치력 그리고 그간 추 후보자가 보여준 강한 소신과 개혁성은 국민들이 희망하는 사법개혁을 완수하고 공정과 정의의 법치국가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추 후보자는 판사 출신으로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라고 불릴 정도로 강단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추 후보자는 1995년 김대중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할 때 정치에 입문했다. 김 대통령은 추 후보자에게 “호남 사람인 제가 대구(출신) 며느리를 얻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듬해인 1996년 총선에서 광진구 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되었고, 1997년 대통령 선거 때는 김대중 후보 캠프의 유세단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고향인 대구에 내려가서 선거운동을 하면서 “지역감정의 악령으로부터 대구를 구하는 잔다르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때 언론으로부터 ‘추다르크’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다.

추 후보자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펼쳐진 당시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의 당내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지지율이 극히 낮을 때부터 지지했다. 노무현의 지지율이 낮다는 이유로 민주당 내에서 대선 후보 교체를 위한 움직임이 일어났을 때 후보 교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노 대통령을 지지했다. 그 이후 정치적 굴곡도 있었다. 2003년 새천년민주당 분당사태 때 노 대통령이 주도해 창당한 열린 우리당에 합류하지 않고 민주당에 잔류하며 노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헤어졌다. 그리고 2004년 노 대통령 탄핵 때는 민주당 당론에 따라 찬성했다. 탄핵 반대 여론의 역풍을 맞은 2004년 총선에서 낙선했다. 훗날 추 후보자는 “내 정치 인생 중 가장 큰 실수이자 과오가 탄핵에 찬성한 것”이라고 했다.

2008년 총선에서 당선되어 국회의원으로 복귀했고, 2016년 총선에서 당선됨으로써 헌정 사상 최초 지역구 5선 여성 국회의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2016년 8월 27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어, 민주당 역사상 최초의 대구·경북 출신 당 대표가 되었다. 추 장관의 이런 높은 정치적 경륜과 업적을 인정받아 홍콩에서 발간되는 시사주간지 ‘ASIAWEEK’는 ‘아시아 정치 지도자 20인’으로 선정됐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은 추 장관을 ‘20세기를 빛내고 21세기를 빛낼 여성 정치 분야’ 여론조사에서 유관순 열사와 함께 여성 10인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추 후보자는 조국 전 장관과 같이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 후보자는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은 이제 시대적 요구가 됐다”며 “소명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서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근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 수사’ 의혹으로 청와대와 검찰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추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청와대를 겨냥한 이런 의혹 사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에 대한 인사 조치 또는 감찰권 행사를 통해서 ‘압박’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인사권이 정권을 향한 수사를 막는 데 사용되거나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청와대를 겨냥한 검찰 수사팀을 없앤다면 큰 역풍이 불 수 있다. 추 후보자가 보다 큰 꿈을 갖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여성 정치인이 되려면 길게 호흡해야 한다. 힘에만 의존하는 근육질 정치보다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따뜻함에 바탕 둔 행정을 펼쳐야 한다. 소프트 파워로 강골 윤석열 검찰 총장과 창조적 조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추 후보자는 청와대의 검찰 개혁 추진 기조와 뜻을 같이하되 정부·여당과 검찰과의 관계를 개선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추 후보자는 검찰을 향해 “어디까지나 헌법과 법률에 위임받은 권한을 상호간 존중해 잘 행사하고 최선을 다하는 게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추 후보자는 이런 초심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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