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성별임금격차를 의미하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없음) ⓒ뉴시스·여성신문
여성 노동자들이 성별임금격차를 의미하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없음) ⓒ뉴시스·여성신문

 

서울시(시장 박원순)가 지난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에 발표한 ‘성평등 임금 공시제’를 시행했다. 성평등 임금 공시제는 성별·고용 형태별 임금과 근로시간 같은 노동 관련 정보 공개를 의무화 하는 것으로 정보공개를 통해 성별에 따른 비합리적 임금격차를 줄인다. 

9일 서울시는 22개 모든 투자·출연기관의 기관별 성별임금격차와 직급별·직종별·재직년수별·인구비구셩한목별 성별임금격차를 9일 서울시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이번 성평등 임금 공시에 따르면 서울시 22개 투자‧출연기관의 성별임금격차는 46.42%에서 –31.57%로 나타났다. 마이너스(-)는 여성 임금이 더 높은 경우를 뜻한다. 여성의 임금이 더 높은 기관은 서울 여성가족재단과 서울장학재단으로 두 기관 모두 상위 직급의 여성 비율이 높은 점이 반영됐다. 

19개 기관의 성별임금격차는 대한민국 성별임금격차(34.6%, 2017년 OECD 발표)보다 낮았으나 격차는 존재했다. 

그러나 기관 전반의 여성 노동자 비율 자체가 낮으면서 평균 근속 기간은 남성이 더 긴 점 등이 성별임금격차가 나타나는 근본적·구조적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공시대상 전체 노동자 중 여성비율은 18%에 불과했고 평균 근속기간은 남성이 여성보다 7.7년 길었다. 

120다산콜재단, 서울여성가족재단과 같이 여성 노동자 비율이 더 높은 기관에서는 여성의 근속기간이 남성보다 길고, 성별임금격차도 낮거나 오히려 여성임금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기관이 상위직급에서 여성 비율이 현격히 낮아지고 건축‧토목‧기계 같은 분야는 남성 중심 직종이라는 인식이 아직 강한 점도 임금 격차를 발생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예컨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상위직급(1~2급)에 여성이 없다. 건축, 토목 등의 직종이 많은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상위직급(1~3급)에 남성이 88%를 차지했다. 

시는 여성의 사회적 위치가 열악하던 시절 관행과 인식이 여전히 공고히 구조화 된 채 누적돼 성별임금격차가 벌어지는 것으로 보고 후속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성평등임금공시의 목적은 성별임금격차 발생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해 실제 격차를 줄여나가는 데 있다. 성별임금격차 개선은 남녀의 평등한 노동출발선을 만드는 핵심 실천”이라며 “합리적인 이유로 설명되지 않는, 비합리적인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서울시가 먼저 모범적인 선례를 보이고, 이 흐름이 민간까지 이어져 오랜 기간 누적된 잘못된 관행을 바꾸고 사회적 인식을 전환해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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