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이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 타워8에 스내킹(샐러드, 샌드위치 등 가벼운 식사를 하는 식문화 트렌드) 브랜드 ’시티델리‘를 론칭했다. '시티델리'는 1인석 자리와 2인석 등 위주로 혼밥하기에 제격이다. ⓒ조혜승

가성비 위주인 혼밥(혼자 먹는 밥)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소득 있는 3040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한 혼밥이 고급화되는 추세다. 유통업계는 혼밥족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SPC삼립이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 타워8에 스내킹(샐러드, 샌드위치 등 가벼운 식사를 하는 식문화 트렌드) 브랜드 ’시티델리‘를 론칭했다. 해외 프랜차이즈가 아닌 국내 연구 개발로 만들어진 브랜드다. 이 공간은 캐주얼 레스토랑과 편의점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매장으로 ’어반라이프 스내킹 스토어‘를 콘셉트로 모던하고 스타일리쉬한 공간에서 제대로 된 한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티델리는 볶음밥, 덮밥, 누들, 샌드위치, 샐러드 등 델리 메뉴 50여 종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컵라면과 스낵 제품과 음료, 디저트까지 총 200종 이상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델리 메뉴는 매장에서 당일 제조해 ’그랩 앤 고(쇼케이스에 진열된 제품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 구입) 방식으로 판매하며 바구니에 담은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셀프 조리대와 커피, 음료, 아이스크림을 직접 기계를 눌러 먹는 셀프 스낵바를 갖춰 편의성을 더했다.

점심시간인 오후 12시~2시까지 ‘런치 박스’를 이용해 라이스나 샌드위치 중 한 가지와 샐러드, 음료 등을 선택하는 패키지가 있다.

점심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시티 런치 세트'. 
점심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시티 런치 세트'. (오른쪽) 광화문 지역 특성을 살린 고소한 브리오쉬 번에 궁중식 갈비 양념으로 맛을 낸 왕갈비가 통째로 들어간 ‘경복궁 왕갈비 번 샌드위치’가 배치돼 있다.

 

대표 메뉴는 세계 각국 도시를 상징하는 음식을 모티브로 LA식 비프 비비큐 샌드위치인 ‘LA프렌치 딥 샌드위치’, 잘 숙성된 아보카도와 노르웨이산 연어, 레드퀴노아가 있는 ‘노르웨이 로스트 살몬 그린 샐러드’, 고기, 야채 토핑과 고소한 즈마장(참깨 땅콩 소스)을 면과 비벼 먹는 ‘대만식 비빔 탄탄면’, 사천식 덮밥인 ‘사천식 마파두부 가지덮밥’ 등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광화문 지역 특성을 살린 고소한 브리오쉬 번에 궁중식 갈비 양념으로 맛을 낸 왕갈비가 통째로 들어간 ‘경복궁 왕갈비 번 샌드위치’를 판매 중이다.

백화점도 혼밥족 매장을 내고 동참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8월 본점 지하 1층 식품코너에 30평 규모로 간단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스탠딩바’를 열었다. 의자가 없는 긴 테이블만 있는 점포로 현재 팝업스토어 형태로 운영 중이다. 9월까지 프리미엄 소시지와 핫도그를, 현재는 참치바를 운영해 인기를 꾸준히 얻고 있다. 롯데에서 첫 시도하는 혼밥 매장으로 시즌 이슈가 있어 매출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간단하면서도 한끼를 제대로 해결하고 싶은 직장인들에게 제격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스탠딩 소시지바 열어 한달 간 30초당 소시지 1개가 팔렸다”라며 “스탠딩 참치바는 두달 간 하루 평균 200명 정도가 고객이 방문해 가볍게 드시라고 기획했으며 반응이 좋다”라고 말했다.

가격은 상품에 따라 달라지지만 딤섬일 경우 3개 5~6000원대, 마라탕면은 1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회사 측은 시작한 지 석달이 된 팝업스토어 형태를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추이를 지켜본 후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은 1~2인 가구에 특화된 편의점 ‘푸드드림’을 지난 7월 서울 용산구에 오픈했다. 현재 6개 점포가 운영 중이다.

푸드드림은 푸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생활 먹거리와 종합 쇼핑으로 특화된 공간으로 만물점이라고 볼 수 있다. 국내 핵심 가구층인 1인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된 맞춤형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국수와 우동 등은 전용 용기를 뜯고 뜨거운 육수를 부어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일반 점포보다 인테리어와 공간이 쇼핑에 알맞게 꾸며져 쇼핑에 편리한 모습이다. 1호점은 40평 규모로 편의점이 사회적 기능과 역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의해주는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유통업계가 혼밥족을 겨냥한 이유는 혼밥 자체가 프리미엄과 간극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혼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은 양질의 식사를 혼자 즐기고 싶어도 원하는 식당에서 메뉴와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식당이 드물기 때문에 선택에 제한이 있었다.

여기에 업계는 고객이 모바일 커머스로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중 직장인을 겨냥한 프리미엄 혼밥이 고객을 점포로 끌어들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명 집객 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혼밥이라도 품격있게 먹으려는 수요가 늘고 능동적으로 홀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혼밥을 선택하는 경우가 잦아져 관련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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