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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개봉했을 때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 <피아니스트(La Pianiste)>를 며칠 전 DVD로 보게 됐다. 첫 화면이 나오기 전, 스태프들 이름이 차례로 소개되며 함께 흐르는 슈베르트의 선율만으로도 우울한 이 영화는 우리가 가진 소유·집착욕을 속살이 보일 만큼 발가벗긴다. 여기서 집착은 강렬한 소유욕을 극단적으로 표출하는 방식이다.

주인공은 자신이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에 집착한다. 소유욕과 강박관념의 결합인 이 집착은 그가 이미 소유한 것과 소유하지 못 한 것에 대한 두 가지로 나뉜다. 그가 이미 소유한 것은 슈베르트에 관한 예술적 능력.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제자의 실력이 자신을 능가하는 것을 보고는 제자를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게 만든 원인이다.

그가 소유하지 못한 것에 대한 두 가지 집착 형태는 섹스와 남성. 그의 변태적인 자위행위, 남자 주인공에게 매달리는 모습, 자해행위 등에서 드러난다. 이 모습들은 너무 극단적이어서 우리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끼기 쉬우나 나는 남성들 폭력 심리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가정폭력. 이는 호주제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소유의 비틀린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그만큼 대상이 만만하기 때문이고, 그 상대를 당연히 내 뜻대로 해야겠다는 마음, 만약 그게 안 되면 억지로 하겠다는 논리다. 이야말로 폭력 대상이 내 소유라는 뒤틀린 소유욕 때문이다. 많은 폭력 남편들 사고방식이 바로 이와 같지 않을까.

명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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