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기자간담회
크리스 벅 감독, 제니퍼 리 감독
피터 델 베초 프로듀서, 이현민 슈퍼바이저 참석
“자매는 다툰다는 고정관념 없애고 싶었다”
“선과 악의 대결의 구도는 많이 나오는 소재잖아요. 저희는 다른 걸 스토리텔링 하고 싶었고, 두 캐릭터의 자매애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습니다.”
‘겨울왕국2’의 제니퍼 리 감독은 25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겨울왕국2’의 제작진인 크리스 벅 감독, 제니퍼 리 감독, 피터 델 베초 프로듀서, 이현민 슈퍼바이저가 참여한 자리에서다.
‘겨울왕국2’는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1000만 관객(1300만)을 넘긴 ‘겨울왕국’(2013)의 후속작으로 지난 21일 개봉했다. 아렌델 왕국의 여왕이 된 엘사와 동생 안나가 펼치는 모험을 담았다. 마법을 부리는 엘사의 힘의 근원을 찾아 주인공들이 여정을 떠난다.
‘겨울왕국’ 시리즈는 두 여성 캐릭터가 남성 캐릭터의 도움 없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고, 두 자매의 사랑을 그려내 페미니즘이 담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겨울왕국2’는 개봉 4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중이다.
리 감독은 “자매가 싸운다는 고정관념을 없애고 싶었고 둘이 합심해서 도전해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는 것도 알리고 싶었다”며 “엘사에 대한 전 세계적인 사랑을 통해 여성 캐릭터의 힘으로 영화를 진행해도 된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저희의 이런 콘셉트와 스토리가 시대와 맞물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벅 감독은 “‘겨울왕국’은 연출진의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디즈니에서 결정하는 게 아니다”라며 “디즈니가 그 전까지는 (캐릭터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췄다면, 우리는 진정한 사랑은 가족, 자매의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겨울왕국’에 중심축이 됐다”고 했다.
리 감독은 “안나와 엘사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아렌델) 왕국의 사람들에게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캐릭터가 여성이고 결함도 있지만 진실 된 면모를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풍부하고 인간적인 면모가 담긴 캐릭터를 개발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리 감독은 ‘겨울왕국2’가 전편보다는 조금 더 심오한 서사를 다루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 “저희들이 어렸을 때부터 봤던 동화 중에는 ‘피노키오’, ‘점보’, ‘신데렐라’처럼 무거운 이야기도 있었다”며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걸 배우게 될 것이다. 캐릭터들이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에 충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디즈니에서 애니메이터로 활약 중인 이현민 슈퍼바이저는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좋아해서 만화를 많이 보고 그렸다. 한국에서 학교에 다니다가 미국에서 대학교에 가 그림과 애니메이션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겨울왕국2’에서 안나 캐릭터 총괄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는 동안 디즈니에서 일한 애니메이터들이 선생님으로 와 많이 배웠다. 운 좋게 디즈니 인턴십에 들어가서 배우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베초 프로듀서는 “이 작품은 변화를 다루고 있다. 변화는 무서울 수 있는데, 끈기를 가지고 세상에 참여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