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정희 전남도 의회 의원

‘전라남도 위기청소년 지원 조례안’
제정 후 예산 확보·지원 근거 마련

강정희 전남도의회 의원. 본인 제공.
강정희 전남도의회 의원. 본인 제공.

재선의 강정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여수 6)은 2014년에 정치에 발 들이고 청소년·성평등·인권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강정희 전남도 의회 의원(56)은 청소년기에 광주민주화운동을 직접 경험한 것이 정치에 도전한 배경이 됐다. “저는 광주에서 태어나 대학 졸업 후에 실질적인 사회운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변화를 모색해보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오랫동안 성평등·인권운동·보편적 복지운동 등 현장 상근 활동가로 재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혁신 정치에 대한 거대한 국민적 열망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의 혁신 비례대표로 영입되며 정치에 입문하게 됐습니다. 특히 지역에 살며 민주주의 꽃이라고 일컫는 지방자치제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방분권 개헌 전남연대 상임 대표를 맡아 자치와 분권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강 의원의 약력에는 ‘여성’이라는 글자가 유독 많다. 그는 여수성폭력상담소 소장을 지냈고 현재는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 운영위원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약자가 있지만 특히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은 심각하고 치명적인 상황으로 사회에 내몰립니다. 그러나 이를 구제할 사회적·제도적 시스템은 너무나 허술합니다. 법학을 전공하고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은 저는 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왜곡된 편견과 허술한 법체계가 양산하는 이중삼중의 피해를 줄이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강정희 의원은 ‘전라남도 성인지예산제의 실효성 향상 조례안’을 대표 발의해 올해 5월 제정했다. “성인지 예산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성인지 예산서를 보면 본래 취지와 상관없는 사업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또한 두 달 남짓한 짧은 예산편성 기간과 담당 공무원의 성인지 예산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성인지 예산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를 할 필요성이 있어 조례를 제정하게 됐습니다. 올해 5월 제정된 만큼 성인지 예산제 지침 마련이나 담당 공무원의 심화 교육 등으로  제도의 실효성이 기대됩니다.” 

지난 7월 전국 최초로 ‘전라남도 위기청소년 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해 제정하기도 했다. “전남도 내 청소년 성폭력 등 피해 사례는 과거에 비해 늘고 피해 학생의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위기청소년에 대한 조기 발견과 관계 기관 연계가 미흡해 해당 학생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국 최초로 제정한 이 조례는 위기 청소년 사업에 대한 시·군의 예산 지원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고 상담 선생님의 열악한 처우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학생 상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그는 ‘여성’의원으로서 정치생활을 하며 들었던 생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물론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가 늘고 전체 여성 공무원 합격자 및 비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남녀 대학 진학률 차이도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는 남녀 임금 격차가 있고, 임원 및 간부 공무원의 비율은 낮은 국가입니다. 특히 전라남도는 여성의 정치 진입장벽이 높아 여성 국회의원 당선자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전무합니다. 2018년 전남도 의원에 입후보한 여성 후보자 16명 중 지역구 당선자는 3명이고 비례대표 당선자 5명으로 비례대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이 유리천장을 깨고 성평등 정책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여성의 정치 대표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 의원은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 활용 공공기능 정책 제안을 하는 등 지역을 위한 아이디어가 많다. “저는 각각의 지역구 현안에 대해 지역 현장 간담회를 자주 갖습니다. 주민들의 의견 반영을 최우선으로 의정 활동의 목표로 잡습니다. 또한 제가 시민사회단체와 거버넌스를 오랫동안 구축해 와서 여순사건·기후변화당수국총회 개최·무분별한 신도시 개발 저지·청소년 문제 등 시민의 목소릴 대변해 재발방지와 대책 마련에 반영해 오고 있습니다.”

강정희 의원은 여러 상훈 중 특히 ‘의정 활동’에 대한 상훈이 많았다. “전남도 공무원들을 가장 긴장하게 만드는 의원이 저 아닐까 싶습니다. (웃음) 상훈을 많이 받긴 했는데 그렇다고 상을 위해 따로 활동하거나 노력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법과 제도, 국비 사업으로 할 수 있는 공약, 전남도 전체에 해당되는 공약, 여수시민들에 해당되는 공약, 지역구 공약 등으로 세분화해 수시로 공약 이행사항을 점검하는 편입니다. 공약 이행에 따른 자치법규 제정, 예산을 수반한 사업 등을 꼼꼼하게 챙기다 보니 상훈이 따라 오는 것 같네요.”

그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의원 활동에 더욱 매진하고 싶다고 했다. “전남도 의회 초선 의원 비율이 70%가 넘는 상황에서 재선 의원으로 의장단에 도전해보라는 주변 동료 의원들의 권유가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의원 본연의 임무인 입법 활동, 추경 본예산 등 결산심사, 상임위원회 활동에서 더욱 모범을 보이고 싶습니다. 의정 활동의 철학과 목표를 뚜렷이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모토는 ‘내 개인의 정치가 아닌, 현장의 정치’입니다. 의정단상은 제 개인의 발언대가 아닌 현장의 목소리가 전해지는 자리여야 한다는 믿음으로 열악한 현장, 부정과 비리가 판치는 세태를 그대로 전하고 개선하는 것을 우선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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