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젠더 프리 브랜드 메이커 ‘팀 왕왕’
전직원 여성인 스타트업
여성 가구 위한 주택수리
서비스 ‘라이커스’ 론칭
새로운 여성 일자리 창출해
성별 고정관념 타파 일조

젠더 프리 브랜드 메이커 팀 왕왕의 (왼쪽부터)이소연 이사와 안형선 대표. “여자여서 힘든 점 없어요?”라는 질문이 가장 지겹다는 이들의 답은 당연하게도 “아니요”다. ⓒ김서현 기자
젠더 프리 브랜드 메이커 팀 왕왕의 (왼쪽부터)이소연 이사와 안형선 대표. “여자여서 힘든 점 없어요?”라는 질문이 가장 지겹다는 이들의 답은 당연하게도 “아니요”다. ⓒ김서현 기자

“여자라서 힘들지 않아?” 여성이 진출한 사회 각 분야 많은 일들에 따라붙는 질문이다. 혹자는 험한 일이니까, 남성에 비해 여성의 근력이 일반적으로 부족하니까 그렇지 않겠느냐 묻는다. 그러나 주식회사 왕왕(대표 안형선)은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왕왕은 젠더 프리 브랜드 메이커를 표방하는 스타트업 기업으로서 전원 여성으로 이루어졌다. 지난해 2018년 1월 보이는 제3자 물류대행 서비스 ‘비저블로’를 론칭한 데에 이어 지난 18일 여성가구를 위한 여성 주택 수리 기사 방문 서비스 ‘라이커스‘를 정식으로 시작했다. 왕왕의 대표 안형선씨와 이사 이소연씨를 영등포구 사무실에서 만났다. 

“물류업도 주택수리업도 여성이 없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 사회의 성별 고정관념은 여성 또한 잘 할 수 있는 일이어도 경쟁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남성에게 우선적으로 기회를 줌으로써 여성이 지속적으로 일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우리는 이런 분야에서 여성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성별 고정관념을 타파하고자 합니다.”(안형선)

안 대표는 과거 기존 물류업체에 종사했던 이력이 있다. 현장직이 아닌 사무직에 종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안 대표는 ‘여자가 물류업에?’라며 끊임없이 자신의 능력을 의심받는 상황에 놓였다고 한다. 여성들이 할 수 있는 데 할 수 있는 기회는 없고 그래서 여성은 잘 못 할 것이라고 생각 하는 업계 분위기에 염증이 났다. 성별 고정관념의 벽에 부딪히며 이를 부수기 위해 팀 왕왕이 탄생했다. 그러나 왕왕은 시작 이후 “여성으로서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무수히 많은 같은 질문을 받아야 했다. 안 대표는 단호하게 말한다. “여성으로서 힘든 점은 없어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불편할 수는 있죠. 다만 남성으로만 이루어진 사업 생태계에서 여성주의적인 우리의 소셜 미션을 설득하는 데 애먹기는 합니다. 그런데 그건 여자여서 힘든 게 아니잖아요?” 

실제로 싱크대 배관 수리에 나선 안형선 대표의 모습. 배관부터 전기 작업까지 할 수 없는 것이 없다. ⓒ왕왕
실제로 싱크대 배관 수리에 나선 안형선 대표의 모습. 배관부터 전기 작업까지 할 수 없는 것이 없다. ⓒ왕왕

 

지난 11월 초 정식 오픈 전 SNS를 통해 서비스를 알린 여성 주택수리기사 방문 서비스 ‘라이커스‘는 여성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마케팅을 하고자 SNS를 개설한 것도 아님에도 예상 이상의 호응에 오히려 팀이 놀랐다. 

“낯선 남성이 여성만 사는 공간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모든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죠. 또 기존 일부 남성 수리기사를 불렀을 때 겪은 불편함들, 그러니까 젊은 여성이라고 겪어야 하는 불친절과 무례함, 문제 해결까지의 불친절함, 기준 없는 비용 등 고질적인 문제들도 있었어요. ‘여성 수리기사가 오니까 안심할 수 있어’를 넘어서 서비스의 질까지 생각했어요. 우리는 이것들을 모두 해결하고자 했습니다.”(이소연) 

정식 서비스 시작 전 진행한 사전 체험 이벤트를 이용한 고객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많은 고객들이 ‘여성이 온다는 사실만으로도 안심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동시에 ‘왜 고장났는지 알려주고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알려줘 고마웠다’며 감사를 표했다. 왕왕은 라이커스 서비스의 균일함과 숙련을 위해 모든 여성 수리 기사를 직고용 형태로 고용하고 서비스의 미비함이나 고객의 불만사항에 대해 회사 단위에서 해결할 방침이다. 이는 여성 수리 기사 양성을 위한 방책이기도 하다. 

한편 왕왕은 지난 10월부터 여성기술자 플랫폼 여기공협동조합과 함께 여성에 공구 이용법 등을 가르치는 워크숍 ‘고쳐볼LAB’을 열고 있다. 앞으로도 꾸준히 여성을 위한 워크숍을 열 예정이다. 
“‘고쳐볼LAB’ 워크숍을 연다고 해서 미래 잠재고객을 잃는다고는 생각 안 해요. 우리 팀의 목표는 성별 고정관념을 부수는 거고, 우리 워크숍에서 배운 여성들이 어디 가서 멋지게 공구를 다루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이 곧 성별 고정관념을 깨는 장면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이소연) 

이들은 앞으로 남성 중심으로 여겨지는 사업 분야들에 과감히 뛰어들며 ‘문어발식 확장’을 할 거라며 웃었다. 당장은 주택 리모델링 사업이 목표지만 먼 미래에는 콘텐츠 사업에까지 뛰어들어볼 작정이다. 

“여성이 못하는 게 어디 있어요?”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