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 여성운동가 이이효재가 걸어온 길
95세 여성운동가 이이효재가 걸어온 길
  • 김진수 기자
  • 승인 2019.11.22 12:39
  • 수정 2019-11-22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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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여성학과 도입하고
부모 성 함께쓰기 운동 이끈
여성운동 이론가이자 실천가
관련 기사 92건·저서 21권 전시
2020년 3월 27일까지

 

‘특별기획 솜 인물 전(展) 24년생 이이효재가 온다’에서는 1세대 페미니스트인 이이효재(95) 전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의 생애와 활동을 신문기사와 책으로 돌아볼 수 있다. ⓒ김진수 여성신문 기자
‘특별기획 솜 인물 전(展) 24년생 이이효재가 온다’에서는 이이효재(95) 전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의 생애와 활동을 신문기사와 책으로 돌아볼 수 있다. ⓒ김진수 여성신문 기자

클래식한 투피스를 입고 흰 모자를 걸친 한 중년 여성이 영어로 된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서 있다. ‘Admit your crime'(너의 잘못을 인정하라). 서울시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공유동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기획 솜 인물 전(展) 24년생 이이효재가 온다’를 방문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포스터 속 인물이다. 주인공은 이이효재 전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다.

1994년 6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회원들과 미국 워싱턴에서 일왕 방미 규탄 시위를 하는 모습이다.

올해로 95세인 이이효재 전 교수는 한국 여성운동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1975년 ‘UN 세계 여성의 해’ 기념 멕시코 세계 여성대회에 한국 대표단으로 참여했고 그해 가족법 개정을 위한 범여성 운동에 뛰어들었다. 무엇보다 한국 최초로 여성학 교육 과정을 대학에 설치하는 데 힘썼다. 1976년 『여성능력 개발을 위한 여성학 과정 설치의 제안』이라는 논문을 통해 한국에 여성학과가 생기는데 공헌했다. 1977년 이화대학(지금의 이화여대) 학부 교양 과목으로 여성학과가 개설됐다.

1980년에는 군사정권에 맞선 시국선언으로 이화여대 교수직에서 해직됐지만 이후에도 해직교수협의회 회장을 맡으면서 민주화를 위해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1991년 정년퇴임 이후에는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단체 회장을 역임했다. 호주제 폐지를 위해 ‘부모성 함께쓰기’를 선언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현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창립을 하고 공동대표를 맡아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는데 공헌했다.

1989년 국신 농산물 소비를 위해 생활소비자 협동조합을 설립하는가 하면, 1996년에는 5공 인물과 함께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국민훈장을 거부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고향인 진해에 머물고 있다.

‘특별기획 솜 인물 전(展) 24년생 이이효재가 온다’에서는 1세대 페미니스트인 이이효재(95) 전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의 생애와 활동을 신문기사와 책으로 돌아볼 수 있다. ⓒ김진수 여성신문 기자
‘특별기획 솜 인물 전(展) 24년생 이이효재가 온다’. ⓒ김진수 여성신문 기자

전시는 이이효재 전 교수의 생애와 활동이 담긴 신문 기사와 그의 기고문, QR코드가 포함된 기사 등 총 92건으로 구성돼 있다. 다섯가지 키워드로 나뉘어 있다. △한국 상황에 맞는 여성학을 도입하고 분단사회학을 개척한 사회학자 △위안부 문제 해결의 주춧돌을 놓은 실천가 △평화시대를 앞당긴 남북여성교류의 주역 △‘동일노동 동일임금’, ‘모성보호’, ‘비례대표제, 50% 여성할당’, ‘호주제 폐지’ 등 여성운동을 이끈 지도자 △새로운 것에 감격하며 늘 열려있던 선구자이다.

지금은 절판돼 살 수 없는 책을 포함한 이이효재 전 교수의 저서도 확인할 수도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혼인』, 『여성과 사회』, 『분단시대의 사회학』을 포함해 21권의 책이 전시된다. 책이 전시된 곳의 이름은 ‘효재의 서재’이다. ‘사회의 민주화는 가정의 민주화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여권 신장에 아량과 격려를...’ 등 이이효재 전 교수가 신문기사 인터뷰나 기고문에서 썼던 문구로 만든 스티커도 가져갈 수 있다.

전시를 개최한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의 박은진 교육연구팀장은 “예전 기사 내용을 들여다봐도 지금 우리가 하는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여성 인권이나 사회 문제, 공동체 문제 등 혜안을 가지고 60~70년대부터 (운동을) 했다는 것이 놀라웠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2020년 3월27일까지. 무료. 문의는 02-625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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