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출산과 고령화, 비혼주의, 1인가구 급증이 유통업계의 소비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과거 가구 소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식료품 비중이 절반 가까이 줄었고 교육비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다. 이러한 인구 구조의 변화는 한국인의 소득과 소피 패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하나금융연구소

초저출산과 고령화, 비혼주의, 1인가구 급증이 유통업계의 소비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과거 가구 소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식료품 비중이 절반 가까이 줄었고 교육비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다. 이러한 인구 구조의 변화는 한국인의 소득과 소피 패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KEB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공공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발표한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0년 식료품 구입 비용(비주류 음료 포함)은 전체 가구 소비 지출에서 26.6%를 차지해 가장 높았으나 2018년 14.0%로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혼밥족’이 이끄는 20~30대 가구에서 감소폭이 27.3%에서 10.5%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식료품 지출을 줄이는 대신 외식(숙박 포함) 지출은 8.2%에서 14%로 늘었다. 이들은 집에서 번거롭게 요리를 하기보다는 외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가구의 교육비 부담은 사교육비의 증가로 1990년 8.2%에서 2009년 13.8%로 정점을 찍은 뒤 출산율과 평균 가구원 수의 꾸준한 감소로 2018년 7.2%로 급감했다.

연구소는 “만혼, 비혼과 출산율 감소 추세가 지속될 경우 전체 소비 지출에서 교육비 지출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노인 인구가 많아지며 의료비 지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이래 60세 이상 가구주가 1990년 대비 8배 이상 증가한 탓이다. 이에 따라 보건 관련 지출 비중은 1990년 6.3%에서 2018년 7.3%로 증가했으며 그 중 60대 이상은 7.1%에서 11.1%로 비중이 늘어났다. 눈의 띄는 점은 60대는 식료품 소비 비중이 20%로 여전히 1위였다. 2위는 전기, 수도세 등 주거 관련 비용(12.3%), 외식비는 11.4%였다.

또한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98명으로 1970년 출생 통계작성 이래 최저치다. 만혼과 비혼 인구도 늘고 있다. 평균 초혼 연령이 남성은 33세, 여성은 30세로 1990년 대비 각각 5세가 늘었다.

아울러 소비 지출 변화뿐 아니라 자영업자와 근로자 간 소득 격차가 커지고 있다.

가구주 종사자별 월평균 경상소득 변화는 1990년 자영업자(89만2000원)와 근로자(90만2000원) 가구가 비슷한 수준에서 올해 2분기 근로자 월평균 소득은 534만원으로 자영업자와 격차가 145만원까지 벌어졌다는 것이 연구소 측의 분석이다. 2000년대 이후 근로자 가구가 자영업자 가구의 소비 지출을 추월했으며 최근 근로자 월 283만원, 자영업자 월 229만원으로 근로자 가구의 소비 지출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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