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건설인협회 주최 워크숍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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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1일 열린 ‘한국여성건설인협회 제1차 워크숍’에서 여성건설인들의 사회참여를 높이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한국여성건설인협회>◀

건설업에 여성 참여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9일 한국여성건설인협회가 마련한 제 1차 워크숍(주제:여성건설인 사회 참여)에서 여성 건설인들은 한 목소리로 “건설업은 여성에게 적합한 직업이고 지금보다 여성이 더 많이 진출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남윤옥 수원과학대학 건축설비과 교수는 “건축분야에서 여성 입지는 남성과 비교할 때 아주 불리하다. 여대생 배출 수도 적지만 취업률도 부진해 적은 수의 여성만이 활동 중이고 주로 하위급에 분포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건설인협회에 등록된 여성회원수는 2002년 12월 말 현재 총회원수의 7.5%를 차지한다. 분야별로 여성비율이 30%를 넘는 분야는 하나도 없으며, 환경분야가 26.4%로 여성비율이 가장 높다.

김영옥 한국여성개발원 노동통계 연구부장은 “여성 건설인들이 오랜 경력을 쌓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성이 해당 기술분야에서 7년 정도 전문 경력을 형성하는 시점은 대략 30세 경인데 이 시기는 출산과 자녀양육 시기와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김일중 건설교통부 차관보도 “민간건설회사는 일반적으로 여성기술자를 기피한다. 육아·출산으로 인한 노동손실, 장기간 현장근무 곤란이 주된 이유다. 특히 토목분야 근무환경은 남성위주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성이 건설업에 적합하다는 논의도 제기됐다. 김일중 차관보는 “여성은 섬세하고 원리원칙에 충실하기 때문에 부실공사와 부패로 실추된 건설 명예를 회복하는 데 꼭 필요한 인재다. 또 부드러운 이미지로 거칠게 느껴지는 건설현장의 이미지를 순화시킬 수 있으며 언어구사능력이 뛰어나 대외교섭에 유리한 점도 여성 건설인이 갖는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에 여성 참여를 늘릴 방안은 무얼까. 김일중 차관보는 “민간회사에 여성 채용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계약공사에 여성인력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생각”이라며 “여성인력 활용업체에 가산점 부여 방안도 생각중이나 상당기간 공감대 형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와 함께 건설분야 전공 여대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거나 사회적응교육프로그램 마련 등 후원활동을 계획 중이며 여성건설인력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취업도 알선할 방침이다.

여성 건설인에 대한 정보화 작업도 중요하다. 김경희 차림설계기술 소장은 “여성건설인은 초·중급기술자가 주류고 20∼39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80%를 넘고 있으나 등록 현황이나 활동여부에 대한 실태 조사가 잘 돼있지 않다. 경력자 전문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앞서 여성건설인 등록 현황과 활동 여부를 파악할 자료를 만들어 여성건설인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옥 연구부장은 “재취업 지원 정책도 있어야 한다. 향후 7년간 매년 1%의 연평균 증가율을 달성해 2010년까지 여성건설인 비중을 15%로 늘리도록 정책목표를 설정할 것”을 주문했다.

여성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다. 이혜연 중앙디자인 소장은 “여성 자신이 도면이나 일을 대하는 것에 익숙해도 정작 그 일을 실행하는 데는 남자들 일이라고 생각해 꺼리는 경우도 많다. 이런 자세는 피해야 하며 남성·여성의 신체 구조도 개인의 준비와 관심으로 조절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혜원 기자nancal@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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